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밝혔다. 북한군이 러시아를 도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싸운 것에 대해서다.

푸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크렘린궁 홈페이지에 게시된 성명을 통해 "북한군 부대는 우리의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신나치 부대를 격퇴한 전투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우리는 이를 높이 평가하며 개인적으로는 (북한) 국무위원장인 김정은 동지에게, 그리고 전체 지도부 및 북한 인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된 북한 파병군에 대해 "우리 북한 친구들의 움직임은 연대감과 정의감, 진정한 동지애에 의해 이끌어졌다"며 "우리는 러시아 병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리 조국을 자신들의 것처럼 수호한 북한 병사들이 전투 중 보인 영웅적 행위와 탁월한 훈련도,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 국민은 북한 특수부대의 영웅적 행위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를 위해, 우리 공동의 자유를 위해 러시아 전우들과 나란히 싸우고 목숨을 버린 영웅들을 언제까지나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땅인 쿠르스크에서 벌어진 전쟁에 북한군이 참전한 건 국제법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군 파병에 대해 "국제법을 전적으로 준수한 것이며 2024년 6월 19일 러시아 연방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정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해당 조약의 4조는 각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군사 원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 해방 작전에 참전했다는 내용을 담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서면 입장문을 보도했다. 작년 10월 1만명이 넘는 정예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한 이후 처음으로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외교가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 시기로 이르면 내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행사가 거론된다. 일각에선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포럼이 양국간 정상회담 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