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래의 기술' 안 먹혀…끝나지 않는 가자·우크라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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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두개의 전쟁, 종전 지지부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 시작 전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즉 두 개의 전쟁을 조기 종식하겠다고 자신했지만 현재까진 ‘말잔치’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의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으며 중동에선 오히려 전선이 가자지구를 넘어 확대되는 양상이다. ‘트럼프식 거래 외교’가 복잡한 국제 분쟁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험대 오른 트럼프 외교 전략
취임 전 조기종전 장담했지만
푸틴, 美 경고에도 공격 계속
이스라엘·하마스 중재 나섰지만
네타냐후는 지난달 "전투 복귀"
◇ 푸틴, 美 경고 무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그가 총격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 안에 그를 신뢰할 수 있을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종전에 미적대는 러시아에 사실상 최후 통첩성 발언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가자 전쟁도 트럼프 대통령이 장담한 것과 달리 상황이 꼬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월 중순 휴전에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초 이스라엘과 정상회담을 열어 가자 전쟁 종식에 속도를 내려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인질 교환과 휴전 연장 조건을 두고 이견을 거듭했고 이스라엘은 지난달 하마스 본거지인 이스라엘에 대대적 공습을 가하며 “전투 복귀”를 선언했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과 5년간 휴전 의사를 제시했지만 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스라엘은 오히려 이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근거지인 베이루트를 공습하는 등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 “트럼프, 100일 외교 시험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이 전쟁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초래한 것”이라며 전임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두 개의 전쟁에 직접 조기 종결을 공언해온 만큼 지금의 혼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전략 실패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타결을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한 차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시간과 신뢰 구축이 필요한 분쟁 지역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거래의 기술’이 복잡한 국제 분쟁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