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륙 원전' 따낸 팀코리아…2+2기 땐 수주액 50兆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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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兆 원전 2기 수주 확정한국 원자력발전 업계가 프랑스, 미국 등 원전 강호를 제치고 콧대 높던 유럽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오는 7일 체코 정부와 신규 원전 건설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사업비는 4000억코루나(약 26조원)에 달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가 거둔 성과다. 탈원전으로 몸살을 앓던 국내 원전 생태계가 재도약하고 세계 무대로 지평을 넓히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체코와 7일 최종 계약
K원전, 유럽진출 교두보 확보
UAE 바카라 이후 16년 만에 수출
국내 원전산업 재도약 계기될 듯
기자재·부품 300곳 수출 청신호
해안 아닌 내륙에 짓는 첫 원전
스펙트럼 넓어져 수출 확대 '탄력'
테멜린 2기 건설 우선협상권 있어
2년 내 추가 수주할 가능성 커
◇내륙 원전까지 수주
반면 내륙에 짓는 담수형 원자로는 냉각탑 등 추가 시설이 필요하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처음으로 내륙형 원전을 짓는 것”이라며 “이번 트랙레코드를 통해 수출 스펙트럼을 더욱 넓혔다”고 말했다.
체코는 원전 기반이 전무한 UAE와 달리 러시아 로사톰 원전 6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원전업계 관계자는 “불모지에 원전의 기반을 이식한 것(UAE 바라카)과 원전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각종 규제가 탄탄하게 짜여 있는 시장에 진입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공고해진 韓-체코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본계약이 발효되면 테멜린 지역의 추가 2기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자동으로 한수원 몫이 된다. 체코 정부가 향후 2년 안에 원전 2기를 추가로 짓기로 결정하면 한국이 또 수주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테멜린 2기까지 추가로 건설하면 체코 사업 총 규모가 약 5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유럽의 제조 강국인 체코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과 체코는 올해로 수교 35주년을 맞이했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지 10년째가 됐다. 체코는 자동차, 전자, 배터리 등 100곳이 넘는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어 유럽의 관문으로 통한다. 현대차가 운영하는 코나EV 생산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 원전 기술을 토대로 체코 제조 기업뿐 아니라 체코에 생산 설비를 갖춘 한국 기업에도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양국 간 윈윈 효과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낙수 효과 기대
체코 본계약은 국내 원전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학회장을 지낸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2032~2033년 들어설 신한울 3·4호기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7~2038년으로 예정된 국내 신규 대형 원전 2기의 시간 간격을 2036년 준공되는 두코바니 원전이 메우게 됐다”며 “국내 원전업계가 지속 발전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국내 중소·중견 원전 기자재 기업 300곳가량의 동반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2023년 원전 분야 중소·중견기업의 총수출액은 1억3225만달러(약 1895억원)로, 2019년부터 3년간의 수출 규모(440만7000달러) 대비 30배에 달한다. 국내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고 세계적으로 원전 붐이 다시 일면서 해외 판로가 급속도로 활기를 띤 것이다.
정부와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는 이들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김리안/김대훈 기자 knr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