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후폭풍…美서 포드가 먼저 차값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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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産 최대 2000弗 올려포드 자동차가 미국 판매 가격을 인상한다.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다. 다른 완성차 회사들도 가격 조정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완성차들 줄줄이 동참 움직임
폭스바겐·닛산은 내달께 결정
현대차·기아, 하반기 올릴 수도
8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머스탱 마하-E 전기’를 비롯해 픽업트럭 ‘매버릭’, 중형 SUV ‘브롱코 스포츠’ 등 3개 차량 출고 가격을 올린다고 딜러사에 공지했다. 지난 2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부터 적용하며, 인상폭은 600달러(약 83만원)부터 2000달러(약 280만원)다. 생산 기간(약 50일)을 고려하면 다음달 중순부터 차량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차량 가격 인상은 지난달 3일 시행된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 정책 이후 미국에 진출한 완성차 회사 중 처음이다. 그간 포드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이 대부분이어서 미국의 관세 폭탄에 가장 영향을 덜 받을 기업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도 미국산 부품이 없으면 미국으로 향하는 멕시코산 완성차는 관세 25%를 그대로 부과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산 부품이 포함돼야 포함된 비중만큼 관세가 면제되는 식이다.
포드가 가격 인상의 신호탄을 쏘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도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까지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폭스바겐은 다음달부터는 관세 비용을 고려해 판매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닛산도 다음달 2일 이후엔 수요를 감안해 가격을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차량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관세 영향에 자동차 회사들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조정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이날 올해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21% 줄어든 3조8000억엔으로 예상했다. 수입 부품 비율이 높은 제너럴모터스(GM)는 관세 영향이 40억~50억달러 수준이라고 추정했고, 포드는 최근 관세 정책으로 올해 25억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분석했다. 벤츠는 “변동폭이 너무 크다”며 전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북미 지역 간 차량 이동도 관세 때문에 멈춰 있다. 일본 마쓰다는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생산해 캐나다로 수출하는 CX-50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 역시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조해 캐나다로 수출하는 차종을 멕시코 기아 공장으로 이전시켰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3일부터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양길성/신정은 기자 vertigo@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