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외치던 트럼프, 고소득자 증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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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250만弗 이상 땐 稅 3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집권 공화당 의회 지도부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감세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세수를 ‘부자 증세’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증세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개인 소득이 연 250만달러(약 35억원)를 넘거나 부부 합산 소득이 500만달러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새로운 과세 구간을 만들어 39.6% 세금을 매기는 안이 포함됐다. 현재 개인 소득세의 최고 세율은 37%인데 이보다 높은 과세 구간을 두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에 “이는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에 약속한 세금 감면을 위해 사용할 것이며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대규모 감세를 공약했다. 이에 따라 상·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2017년 트럼프 1기 때 도입돼 올해 말 만료 예정인 기존 감세안을 연장하고, 팁과 추가 근무 수당에 대한 면세 등이 포함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달 말까지 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지만, 당내 일부에서 정부 지출 감축과 메디케이드 삭감 등을 요구해 내부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고소득층 증세 방안을 내놓으면서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고소득층 증세 제안에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주의’가 부자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