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자존심 임성재(27·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에 출격한다. 지난달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대회를 공동5위로 마쳤던 그는 '인내심'을 이번 대회 핵심 전략으로 세웠다.

PGA투어 7년차를 맞은 임성재는 지난 6년간 단 한번도 빠짐없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페덱스랭킹 상위 30위만 출전할 수 있는 이 대회를 6년 연속 출전했다는 것은 꾸준히 투어 상위랭커 자리를 지켰다는 방증이다. 그 역시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자부심을 보고 있다.

꾸준함에서 성과를 거둔 그가 또하나 목표로 둔 것이 바로 메이저대회다. 성과도 좋았다. 지난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였던 디오픈에서 공동 7위를 기록했던 그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도 공동 5위로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톱10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GC(파71)에서 열린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까지 시그니처대회 웰스파고 챔피언십이 열렸다. 임성재는 2023년엔 8위, 2024년에는 4위를 기록했다. 2022년 프레지던츠컵이 이 곳에서 열렸을 때에도 2승 1무 2패로 2.5점을 획득하며 팀에 큰 공헌을 한 바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임성재는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는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더 집중을 하게 된다. 몸이 알아서 본능적으로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모든 샷을 골고루 테스트하는 메이저대회의 특성상 샷, 쇼트게임, 퍼팅을 골고루 연습한다고 한다. "버디를 많이 하는 것보다 실수를 덜해야 한다. 안좋은 샷이 나오더라도 너무 많이 까먹지 않도록 스코어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전략은 마음가짐이다. 메이저 대회는 선수들이 큰 부담을 갖고 임하는데다 코스 세팅이 어려워 멘탈적으로 선수들을 무섭게 흔든다. 스코어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상태에서 실수가 나오면 더 큰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이때 집중력을 잃거나 감정 콘트롤에 실패하면 큰 사고가 나오기도 한다. 임성재를 비롯한 톱랭커들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임성재는 "화를 내면 계속 올라오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말도 잘 안 들리기 때문에 일단 화를 내면 안된다"며 "그럴땐 물을 마시거나, 뭐라도 먹으며 가라앉히려 노력한다"고 했다. 선수들이 가장 힘들때가 그런 노력마저도 효과가 없을 때. 그는 "정상급 선수들을 만든 것이 바로 이런 면일 것 같다"며 "그런 순간에도 눈 앞의 샷만 생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혜원 KLPGA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