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숏폼(짧은 영상)을 도입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짧은 시간에 직관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유행이 OTT까지 확산하면서다. 올해를 기점으로 OTT 소비 형태가 대대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숏폼형 OTT 출격 예고

19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왓챠 등 주요 OTT 사업자는 올해 숏폼으로 기획·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한다. 티빙은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와 예능을, 왓챠는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를 각각 준비 중이다. 통상 60분 안팎의 여러 회차로 제작하던 오리지널 콘텐츠 구성과는 확연히 다르다. 일명 ‘숏폼형 OTT’라는 장르가 생겨나는 셈이다.

숏폼은 15초~3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콘텐츠다. 그동안 숏폼은 주요 SNS의 핵심 기능으로 꼽혀왔다. 2018년 틱톡이 숏폼으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면서 2020년 인스타그램은 ‘릴스’, 유튜브는 ‘쇼츠’라는 이름으로 숏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OTT 사업자 중에선 자본잠식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왓챠가 가장 먼저 숏폼에 손을 댔다. 왓챠는 지난해 9월 숏폼 드라마 전문 서비스 ‘숏차’를 내놨다. 회당 1분 내외의 세로 형태로 제작된 짧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상반기에 ‘사이비 교주의 아내가 되었습니다’라는 숏폼 드라마 신작을 공개할 계획이다.

국내 2위 OTT 티빙은 지난해 12월 모바일 앱에 숏폼 서비스를 신설했다. 플랫폼 내 1분 분량의 숏폼 콘텐츠를 제공한다. 유료 가입자가 아니어도 회원가입만 되어 있다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올해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와 예능을 론칭하는 등 다양한 숏폼 콘텐츠를 확보하기로 했다. 1위 넷플릭스를 따라잡을 차별화 무기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티빙 관계자는 “숏폼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를 감안해 새로운 전략을 짠 것”이라고 했다.

○숏폼 산업 더 커진다

OTT까지 숏폼에 진출하는 것은 그만큼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시청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최근 발간한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선 스마트폰으로 콘텐츠 시청시 선호하는 유형 1위가 숏폼(41.8%)이었다. OTT(39.4%), 실시간 스트리밍(26.2%)이 뒤를 이었다.

숏폼 콘텐츠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가볍게 소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유튜브를 이용하면서 배속 재생, 건너뛰기에 익숙해진 영향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는 특정 콘텐츠를 오래 두고보기 보다는 핵심 내용만 빠르게 보는 것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OTT 오리지널 시리즈를 숏폼으로 제작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마케츠는 글로벌 숏폼 산업 규모가 2021년 432억달러(약 63조원)에서 2026년 1350억달러(약 19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T그룹의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는 “올해는 여러 숏폼 형식 중에서도 숏폼 드라마가 획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지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