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오후 하마스는 이스라엘 접경지역을 습격했던 2023년 10월 납치한 20~30대 이스라엘 여성 인질 3명을 석방했다. 사진은 하마스 기습 당일 납치됐던 동물병원 간호사인 도론 스테인브레처./사진=로이터(Maayan Toaf)
19일(현지시간) 오후 하마스는 이스라엘 접경지역을 습격했던 2023년 10월 납치한 20~30대 이스라엘 여성 인질 3명을 석방했다. 사진은 하마스 기습 당일 납치됐던 동물병원 간호사인 도론 스테인브레처./사진=로이터(Maayan Toaf)
휴전을 맞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인질과 수감자를 서로 교환하기 시작했다. 첫 날에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과 이스라엘 인질 3명이 풀려나 471일 만에 귀환했다. 취임을 하루 앞둔 트럼프 2기 행정부 측은 하마스가 협정을 위반 없이 이행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휴전 첫날 수감자-인질 교환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단계 휴전이 발효된 19일(현지시간)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인질 3명이 471일 만에 귀환했다. 이날 석방된 인질 3명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접경지를 습격했던 2023년 10월7일 납치된 20∼30대 여성이다.

무용수 로미 고넨, 동물병원 간호사 도론 스테인브레처, 에밀리 다마리가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서부 알사라야 광장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인질들을 인계받은 뒤 자국으로 이송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환영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 모두 그들이 지옥을 겪었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그들은 어둠에서 빛으로, 구속에서 자유로 빠져나오고 있다”고 반겼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오늘은 기쁨과 위로의 날이자, 함께 회복하고 치유하는 어려운 여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석방이 예정된 33명 가운데 나머지 30명은 매주 토요일 차례대로 풀려날 전망이다.

같은날 하마스는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의 교도소에 수감됐던 팔레스타인인 90명을 넘겨 받는다. 석방자 명단에는 여성 69명, 10대 소년 21명이 포함됐다. 이 중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고위 간부이자 팔레스타인 자치의회 의원을 지낸 칼리다 자라르,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이었던 살레 아루리의 여동생 달랄 카세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이스라엘 감옥에서 석방된 후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Ammar Awad)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이스라엘 감옥에서 석방된 후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Ammar Awad)

○휴전 발효됐지만 긴장 관계 지속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협상은 발효됐지만 여전히 전쟁 이후 가자를 통치하거나 재건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완전히 해체되지 않을 경우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번 휴전에 반발해 내각에서 사임했다. 다만 그의 정당은 네타냐후 정부를 무너뜨리지는 않겠다고 밝혀 정국의 혼란은 다소 피했다. 다른 극우 정치인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하마스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끝날 경우 자신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휴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발효됐다. 마이크 왈츠 차기 미국 정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하마스가 협정을 위반할 경우 미국은 이스라엘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가자를 통치하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혜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