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주력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가 내수 침체 장기화와 원가 상승 부담 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두 회사는 대규모 인수합병 효과로 2023년과 지난해 각각 매출 4조원의 벽을 넘어섰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4조687억원, 영업이익 2062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 줄어든 수치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 침체로 음료와 주류 판매량이 줄었고 커피, 캔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압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증권사 5곳이 올해 들어 롯데칠성음료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연초 이후 7% 넘게 하락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주력인 제로(0) 음료, 제로 소주 시장 경쟁까지 격화돼 올해도 판매량 감소 추이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웰푸드 상황도 비슷하다. 2023년 6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 증가율(전년 대비)이 지난해 13%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과·빙과가 주력인 롯데웰푸드는 소비 위축에 더해 주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제 코코아 가격은 작년 3분기 기준 ㎏당 7235원으로 2022년(3711원) 대비 약 두 배로 올랐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상기후에 따른 재배 면적 감소가 주원인이어서 이른 시일 안에 가격이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롯데웰푸드는 해외 매출 비중이 20%대(2023년 24%)로 비교적 작아 K푸드 열풍 효과도 덜 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해외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3년 필리핀펩시(PCPPI)를 자회사로 편입한 롯데칠성음료는 해외 매출 비중을 38%(작년 3분기 기준)에서 45%까지 확대하기 위해 해외 업체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웰푸드도 인도 자회사인 롯데인디아를 통해 현지 기업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