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는 '富의 파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국민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관세는 부를 파괴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일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에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역 적자와 관세에 대한 연구도 요구했다.

1815년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뒤 값싼 곡물 수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주를 보호하는 영국 의회는 외국산 밀과 옥수수에 관세를 부과하는 옥수수법을 통과시켰다. 일부 농부에게 도움이 됐지만 산업혁명이 막 시작된 시기였고, 도시로 몰려든 노동자는 식량 부족과 비싼 빵값에 직면했다. 폭동도 일어났다.

실패한 英 옥수수법

미국에서도 제조업 인력을 보호하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의 일환으로, 경제적으로 무식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속삭이고 있다. 중국산 의류와 신발, 바비 인형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폭동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미국인 대부분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다. 관세는 제품 가격을 높여 다른 나라에서 고수익 수출품인 의약품, 휴대폰, 비행기,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을 구매할 수 없도록 제한할 것이다.

미국 헌법 제1조 8항에 “의회는 조세, 관세, 부담금 및 소비세를 부과하고 징수할 권한을 가진다. 외국과의 무역을 규제하기 위해”라고 명시돼 있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은 1947년 체결돼 전후 대규모 무역과 성장을 이끌었다. 소련을 우려한 미국 의회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과시켜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수입을 제한할 수 있게 했다. 1974년 무역법 301조는 협정을 위반하거나 상거래에 부담을 주는 국가에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1977년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은 비상사태 시 대통령이 무역을 규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라는 단어를 좋아할 만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모든 것이 국가 안보 문제이거나 비상사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캐나다산 베이컨에 대한 관세가 안보를 위한 것인가.

후퇴하는 관세 전략

옹호론자들은 관세를 협상 전술로 합리화하려고 한다. 관세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협상의 첫 번째 규칙을 위반한다. 관세로 인한 보복과 인플레이션을 예상해야 한다. 2022년 기준으로 미국엔 약 27만8000개의 철강 제조 일자리가 있다. 하지만 철강을 이용하는 산업에는 1200만 개 일자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이론적으로 새 철강 일자리를 기껏해야 10만 개 창출할 수 있지만 가격 인상으로 100만 개를 파괴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언급한 ‘상식의 혁명’과 정반대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정부의 관세·무역 정책으로 24만5000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조세재단은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매긴 관세로 연간 580억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1950년 이후 자유무역이 미국 경제에 누적으로 2조6000억달러 기여했다고 본다. 자원 배분은 정치인이 아니라 자유무역이 가장 잘할 수 있다. 영국 옥수수법과 같은 관세, 보조금 형태의 보호주의는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부패를 유발하고 부를 파괴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없다.

원제 ‘Trump Tariffs Are a Wealth Ki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