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지난해부터 시장조사업체에서 ‘소비자 심리’ 데이터를 사들이고 있다. 공시 등 기존의 데이터만으로는 산업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기업만 아는 정보' 한 발 앞서 본다…"수익률 대박 길잡이"
글로벌 IB와 운용사들이 차별화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애널리스트나 매니저에게 데이터 구매 비용으로 1인당 수십만달러를 배정할 정도다. 산업 지형도가 워낙 급변하다 보니 남들이 다 보는 기존 ‘숫자’로는 더 이상 추가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아졌다. 소비와 수출 동향 등 비(非)전통적인 차세대 정보를 제공하는 ‘대체 데이터’가 ‘투자산업의 디지털 오일’로 불리는 이유다.

글로벌 IB와 대형 운용사들이 한경에이셀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선두 대체 데이터 제공업체인 한경에이셀은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과 투자자를 위해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각종 자본시장·산업 정보를 투자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정보 플랫폼이다.

수출·소비 등 데이터 제공

글로벌 투자자가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내 데이터 상품은 수출과 신용카드 소비 실적이다. 수출 데이터는 주요 상장 대기업의 재무실적은 물론 글로벌 경기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한경에이셀은 수출입품 분류체계인 HS코드를 품목별·주소지별로 구분해 열흘 또는 한 달 단위로 잠정 값을 제공한다.

전국 각지의 공업·산업 단지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전자부품, 화학, 철강, 2차전지 등 산업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상품의 수출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남들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티앤엘의 상처치료제 등 수출 증대에 힘입어 기업가치를 빠르게 불린 기업의 경우 사전에 생산공장에서 뚜렷한 실적 증가 추세를 보였다.

수출 데이터를 이용하면 기업과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한발 앞서 짧은 주기로 파악하는 일도 가능하다. 가령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 실적은 경기 평택·용인·수원 지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 실적과 매우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를 이용해 확인하려면 분기 말 이후 최장 45일을 기다려야 하는 정보다.

상관계수 90%대 선행 데이터

대체 데이터가 신뢰를 얻으려면 뒤늦게 나오는 기업 실적 및 산업통계와 높은 상관관계를 지녀야 한다. 한경에이셀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는 약 300개 기업 700여 개 브랜드의 결제 건수·금액을 1주일 단위로 제공하고 있다. 회원 수 기준 2000만 명 이상의 결제 데이터에 기초해 전체 결제 금액을 추정하기 때문에 실제 실적과 매우 비슷한 값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박이경 한경에이셀 연구원은 “통계청의 소매판매, 주요 업태별 매출과 95% 안팎의 상관계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에이셀은 이 밖에 온라인 커머스, 뉴스, 주요 앱 트래픽, 면세점, 명품 수입 실적, 각종 산업지표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질의 데이터 보유 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취급 상품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10대 헤지펀드 절반이 고객

한경에이셀 매출의 대부분은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에서 나온다. 글로벌 10대 헤지펀드 중 절반이 한경에이셀의 고객이다. 데이터의 신뢰도와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에 민감한 이들 고객의 서비스 개시 이후 평균 계약 연장률은 90%를 웃돈다.

김형민 한경에이셀 대표는 “다양한 요구에 맞춰 데이터 상품을 만들고, 제공하면서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양질의 제휴 상품과 단독 상품을 꾸준히 확대해 국내외 투자자의 운용 전략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에이셀은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투자 정보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고유의 대체 데이터를 포함해 폭넓은 자본시장 데이터를 모니터링해 투자 의사결정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태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