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돈 벌려면 지금 사야"…딥시크 관련주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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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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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서 정보기술(IT) 우량주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인공지능(AI)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은 지난 2주(1월17~1월31일) 사이에 홍콩 증시에서 '차이나 AMC CSI 300 INDEX ETF'(940만5393달러·약 138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 우량주 300개 담은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다. 해당 기간 CSI300지수는 0.4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중국 당국의 부양책 등으로 상승 모멘텀(동력)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매수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증시 대형 기술주인 샤오미 그룹, '글로벌 X 혁신 블루칩 TOP 10'이 각각 2위(137만2862달러·약 20억원)와 3위(82만6334달러·약 12억원)에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메이투안도 순매수 4위(69만7085달러·약 10억원)를 기록했따. 설 연휴 기간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나타내자 현지 기술주와 성장주 등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딥시크의 AI어시스턴트는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개발비는 오픈AI GPT4의 10% 수준인 557만6000달러(약 80억원)에 불과하지만 성능이 해외 빅테크 최신 모델을 추월하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중국이 AI 분야에서 서방과 대등한 수준의 기술 자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판도가 바뀔 것이란 이유에서다.

인기 종목에 오른 샤오미 역시 최근 AI 모델 개발을 위해 1만대의 그래픽카드(GPU)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AI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최근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실적 개선세까지 이어지면서 지난 일 년 사이에 약 213% 폭등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X 혁신 블루칩 TOP 10 ETF도 순매수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해당 ETF는 중국과 미국 대형 기술·반도체·전기차 기업 등을 담았다.

딥시크가 AI 산업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홍콩 증시는 트럼프발 관세 우려에도 선방한 흐름을 보였다.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 홍콩 항셍지수는 -0.04% 하락하는 데 그쳤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우량 기업 중심인 H지수는 0.03% 상승했다. 같은날 한국 코스피지수(-2.52%)와 대만 자취안지수(-3.53%), 일본 닛케이지수(-2.66%) 등이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홍콩 증시에서 킹소프트 클라우드(31.34%)와 SMIC(10.26%), 홍광반도체(9.84%)·알리바바(6.46%)·킹소프트(5.63%)·센스타임(4.97%) 등이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반도체와 딥시크 관련 AI주들이 뛰면서 시장을 방어했다.

중국 지수 중에서는 IT비중이 높은 과창판 지수와 AI 플랫폼 기업들이 많은 항셍테크 지수를 눈여겨 보는 게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과창판은 중국판 나스닥 시장, 항셍테크 지수는 홍콩 대형 기술주들을 담고 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ETF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본토 상장 인공지능 ETF도 좋은 선택"이라며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 배당주와 여행·플랫폼·가전·스마트폰 등 내수주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