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에 과열 경고음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과 트럼프발 관세 전쟁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테슬라 주식을 쓸어 담는 중이다.
테슬라 주가는 3일(현지시간) 5.17% 하락한 383.68달러에 장을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30일 400달러 선을 회복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다시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1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폭등하기 시작해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올랐다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테슬라 비중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부진하다. 코스콤에 따르면 테슬라 비중이 25%가 넘는 ‘KODEX 테슬라밸류체인FactSet’ ETF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5.01%다. 테슬라와 테슬라 레버리지 비중이 40%에 달하는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도 한 달 수익률이 -4.71%에 그쳤다.
테슬라는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종목이다.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관 금액은 243억6120만달러(약 35조6867억원)에 달한다. 2위인 엔비디아(109억8792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가 조정받자 서학개미들은 앞다퉈 테슬라를 계좌에 담았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2월 1조29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뒤 최근 한 달 사이에도 844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ETF에는 1월 한 달간 5578억원이 유입됐다.
월가에선 ‘테슬라 과열론’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적에서 테슬라의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라이언 브링크먼 JP모간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가는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완전히 분리됐다”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35달러로 제시했다. 주가가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주가가 기업 펀더멘털보다는 일론 머스크의 서사를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테슬라 주가가 비트코인화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테슬라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올해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막대한 성과를 내기 위한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