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브랜드 되나 했는데…무산된 혼다·닛산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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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보도
혼다, 닛산 자회사화 방향으로 조정
닛산은 반발…"대등한 통합 원해"
혼다, 닛산 자회사화 방향으로 조정
닛산은 반발…"대등한 통합 원해"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혼다와 경영 통합 협상 과정에서 조건을 둘러싸고 양사의 의견이 대립하자 경영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철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로써 양사의 통합 협상은 일단 중단됐다.
일본 2위와 3위 자동차 제조사인 혼다와 닛산은 지난해 12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2026년 8월 설립할 지주회사 산하에 각각 들어가는 형태로 경영 통합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경영난에 빠진 닛산의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혼다는 닛산을 자회사화한 후 주도권을 잡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대등한 통합을 희망하는 닛산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혼다가 2월 1일까지 닛산을 자회사화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경영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는 닛산 측이 강하게 반발해 통합 협의 자체가 파담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입장차만 확인...논의 재개 여부 불투명
혼다와 닛산의 합병 발표는 미국의 테슬라나 중국의 BYD(비야디) 등 다른 국가보다 뒤처진 전동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양사가 전동화 후발주자로서 단독 투자보다는 덩치를 키워 함께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얘기다. 실제 혼다와 닛산은 지난해 3월부터 전기차와 차량 소프트웨어(SW) 등의 협업을 계속해서 검토해왔다.양사의 합병 논의로 이들이 전 세계 판매량 3위 브랜드가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혼다와 닛산의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398만대와 337만대로, 이를 합치면 총 735만대 수준이다. 미쓰비시까지 포함해 3사가 통합할 경우엔 판매량은 8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같은 기간 730만대를 판매해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양사의 합병 논의가 무산됐다는 보도로 혼다와 닛산의 전망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닛산은 향후 협상 재개 여부 등에 대해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 증시에서 혼다와 닛산의 주가도 엇갈렸다. 통합에 따른 재무 부담 우려가 없어진 혼다의 주가는 장중 12% 가까이 뛰었고, 전날 대비 8% 상승 마감했다. 닛산은 혼다와의 경영통합 중단 보도 확인을 위해 오후 2시 49분부터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중단 직전까지 닛산 주가는 4.87% 빠졌다. 합병 결정 발표 직후 혼다의 주가가 하락하고 닛산의 주가가 상승한 것과 대조된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닛산의 거부 방침에 대해 "닛산의 미국·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합병이 무산되면) 닛산은 미·중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대출 기관과 직원, 고객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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