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체면 구긴 데뷔전' LG CNS, 공모가 밑돌아…매출구조·오버행 우려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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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10% 가까이 급락
기관투자자 1500억 넘게 팔아

내부 의존도 두고 반응 엇갈려
6개월 뒤 오버행 우려
FI 지분 매각 서두를 가능성도
사진=한경 DB
사진=한경 DB
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급으로 꼽히던 (LG CNS)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첫날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내부거래 통한 LG그룹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데다가 재무적 투자자의 물량이 향후 시장에 풀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커질 수 있단 점이 투자 매력을 낮췄단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CNS는 전날 공모가(6만1900원) 대비 0.3% 하락한 6만1700원에 시작해 9.85% 내린 5만5800원에 장을 끝냈다. LG CNS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경쟁률 총 122.9대1)에서 21조1441억원가량의 증거금이 모이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기관·외인 상장 첫날 주식 팔아

그간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 기관 투자가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었다. 지난 수요예측에서 상대적으로 해외 기관투자가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통상 상장 이후 적정 시가총액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투자자 유입이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해외 기관 주문은 전체 수량의 3%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날 상장 직후 기관투자자는 1550억원어치 LG CNS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도 292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 홀로 1856억원 사들이며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LG CNS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그간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왔다. LG CNS의 올 3분기 기준 내부거래(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이 약 62.4%에 달한다. 지난 2023년엔 59%대로 낮아졌으나 2022년과 2021년 내부거래 비중은 63.2%, 64%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LG전자나 LG화학 LG유플러스를 통해 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LG CNS의 내부거래 비율이 삼성SDS 등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란 의견도 있다. 삼성SDS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매출에서 특수관계자 비중은 79.9%이다. 일각에선 국내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대기업 계열사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LG CNS는 공모가 할인율을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21.9~35.7%) 대비 높였다. LG CNS는 주당 평가가액 8만9378원에서 30.7~39.9% 할인해 공모가를 결정했으나 정작 상장 첫날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6개월 뒤 오버행 가능성

향후 6개월 뒤에 재무적 투자자인 맥쿼리자산운용이 특수목적회사(SPC) 크리스탈코리아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크리스탈코리아는 2083만주(지분율 21.50%)에 대해 6개월 자발적 보호예수를 걸었다. LG CNS의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28.49%에 불과하나 6개월 뒤엔 96%까지 늘어난다. 크리스탈코리아 지분 외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도 풀리기 때문이다.
[마켓PRO] '체면 구긴 데뷔전' LG CNS, 공모가 밑돌아…매출구조·오버행 우려 부각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LG CNS 주가가 공모가를 계속해서 밑돌 경우다. 6조원 기업가치로 상장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맥쿼리자산운용 보유분 21.5% 지분의 가치는 약 1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이날 종가 기준 1조1600억원으로 감소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2020년 금융기관 대출을 일으켜 LG CNS 지분을 인수했다.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대출금이 최소 5000억~8000억원가량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가가 급락하게 되면 상환을 위해 최대한 보유 지분 매각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단 지적이다.

올 들어 IPO 시장이 얼어붙고 있단 점도 우려를 키운다.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 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도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