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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를 주원료로 쓰는 주요 식품기업들 주가가 이달들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관세 갈등 여파로 대두 가격이 출렁이는 영향에서다.

7일 샘표는 1.11% 내린 4만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내내 3만9000원 ‘박스권’에서만 거래됐던 이 종목은 지난 4일 4만1000원대로 오른 뒤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는 모양새다. 샘표의 자회사 샘표식품은 1.91% 하락한 2만57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거래일간 5.53% 올랐지만 이날은 내리막을 탔다.

같은날 간장·된장 등 장류기업 신송식품의 모기업 신송홀딩스(-2.47%)를 비롯해 사조대림(-2.24%), 풀무원(-0.53%)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 주가는 미중 간 갈등이 불거진 직후 올랐다가 최근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대두 가격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초 부셀당 10.12달러였던 대두 선물 근월물은 지난 4일 10.75달러까지 올랐다. 이날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선 10.61달러에 거래됐다.

대두는 미중 갈등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대두 생산국이고, 중국은 세계 대두 소비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소비국이라서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폭우 등으로 브라질의 대두 작황이 악화하자 세계 공급망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중국은 기존 사료 수요에 더해 바이오디젤 생산을 늘리면서 원료인 대두 수요가 증가했다. 중국은 자체 소비량의 80~85%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두 가격이 단기간 상승한 이유다.

증권가에선 이들 기업의 매출 구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부분 식품기업은 간장 등 장 종류와 두부, 두유 등 완성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파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구조다. 대두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원가 부담이 커진다.

제품 가격을 올려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도 쉽지 않다. 그만큼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이들 식품기업은 2022년 상반기에도 대두 가격이 급등하자 ‘대두주 테마’로 엮여 주가가 뛰었으나 이후 실적 발표에서 원가 부담이 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당폭 가격 조정을 거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두 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 기대심리와 실제 식품기업들의 중장기 실적간 간극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며 “국제 시장에서 대두는 달러화로 거래되는 만큼 상당폭 오른 환율도 식품기업들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