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시장 방향을 보여줍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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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서울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은 자치구는 강남 4구인 송파구(0.13%)입니다. 그다음으로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구도 강남 4구인 서초구(0.06%)입니다.
주간 단위로 부동산 가격을 파악할 때 0.1%의 상승률은 의미가 큽니다. 연이율(연간기준)로 환산하면 5%가 넘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률과 소득증가율 등을 고려하면 5% 상승률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대출 규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달 가격 상승률은 0.13%에 그쳤고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는 하락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들은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동구),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등 대부분 주거 선호 지역으로 신축 및 재건축 단지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압여목성은 오는 4월, 잠삼대청은 6월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은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물론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입주 물량이 많은 동북권(강남 4구)의 경우에는 2월 3일 주간 단위 아파트 매매가격이 서울에서는 가장 낮은 0.0%를 기록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빗겨 난 주거 선호 지역인 용산구(0.05%), 마포구(0.05%) 등은 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남 4구에서는 송파구가 가장 빠르고 가장 많이 오르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2월 12일 기준으로 송파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보합(0.0%)을 기록했으며 2월 19일에 가장 빠르게 상승(0.01%) 전환했습니다. 예전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는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이 올랐는데 최근에는 송파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송파구는 살기 좋은 주거 선호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돼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 10곳 중 5곳이 송파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송파구에 대단지 아파트가 많다는 점은 지금과 같이 거래량이 부진한 상황에서 유리합니다.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실거래가에 신뢰를 부여해 신규 주택수요가 추가로 진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매물의 특성도 다양해 주택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에 맞는 아파트를 고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관망하던 주택 수요자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겁니다.

강남 개발의 축이 동쪽으로 많이 이동한 점도 송파구의 아파트에는 긍정적입니다. 강남권 최대의 개발 호재는 삼성동에 집결되어 있습니다. 삼성동에서 큰길만 건너면 잠실동입니다. 과거 강남의 외곽으로 인식되었던 잠실이 강남 개발 호재와 함께 강동구, 위례, 미사 등 신도시들이 생기면서 강남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재 아파트시장의 흐름은 단순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기대감이 아니라 서울 아파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온기가 퍼져나가는 시그널이란 해석이 바람직합니다. 그 바로미터인 송파구 아파트 시장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이런 해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반기로 갈수록 아파트 입주 물량 절벽이 현실화하면서 이 흐름은 더 강하게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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