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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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고환율 여파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치 불안 속에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어느 때보다 힘들다”는 한숨이 나온다. 3개월 이상 연체한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작년 9월말 기준 14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41% 급증했다. 이 연체 차주들의 대출액은 총 30조원에 육박한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과 은행, 공기업, 재단 등이 차별화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고통을 분담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기부금 전달 등 틀에 박힌 보여주기식 사회 공헌에서 벗어나 주거 지원, 희소병 치료 등 실질적 도움을 주는 활동들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 세대 지원

신한금융그룹은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공헌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협력기금에 민간기업 최초로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상생협력기금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육아휴직 사용 시 해당 중소기업에서 대체인력을 구하기 위한 지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희망재단을 통해 2018년부터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에 공동육아나눔터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총 220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3년간 총 90억원의 추가 지원을 통해 노후 환경 개보수, 특화 프로그램 지원 등 꿈도담터 조성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유휴 국유재산을 활용한 노인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주거지원 활동을 하는 ‘나라On(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3곳에 시니어 일터를 조성해 134명의 노인에게 새 일자리를 공급했다.

캠코는 관리하고 있는 국유재산 중 주거용 부동산 일부를 선별해 취약계층에게 최저 수준의 임대료로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경기도와 부산 소재 아파트를 기존의 50% 수준으로 입찰을 진행해 임대를 제공했다.

◇비인기종목 후원

LG는 스포츠 선수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2015년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2016년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후원 등으로 저변을 넓혔다. 현재 남·녀·청소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메인스폰서도 맡고 있다.

LG의 후원에 힘입어 최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아이스하키는 야구나 축구 등 주요 구기종목에 비해 인기가 적고, 선수들이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LG는 장비 확보 및 훈련과 대회 참가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의 이번 성과는 꾸준한 국제대회 참가, 체계적 훈련 등의 결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식생활 취약 청년 계층에게 식재료를 지원하고 있다. 2021년 시작한 ‘나눔 냉장고’가 대표적이다. 청년센터에 냉장고를 설치하고 햇반, 냉동식품 등을 채워 넣는 사업이다.

CJ제일제당은 희소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을 위해 저단백밥도 생산하고 있다. 2009년 개발한 햇반 저단백밥은 그동안 230만개가량 공급됐다. 경쟁력 있는 협력사를 발굴하여 필요 자금, 역량, 판로 등을 지원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기회를 제공하는 ‘즐거운동행’ 사업도 진행 중이다.

◇희소병 치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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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해 설 명절 때 경북 김천 지역 자동차 사고 피해 가정 10가구와 저소득 취약계층 35가구를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 농촌사랑상품권 등 총 1000만원 상당의 제수 비용을 지원했다. 또 지역 내 교통사고 피해 가정 중 1개 가정을 직접 방문했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증후유장애를 입은 피해 가정을 후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용식 이사장은 부임 후 첫 사회공헌 활동으로 김천 지역 소외 계층에 연탄을 배달했다. 교통안전공단 임직원과 경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봉사단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연탄 1만장을 배달하고, 일부 저소득 가정에 지역상품권을 전달하며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지원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의료적 지원이 절실한 희소병 아동을 돕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7823명의 아동이 밀알복지재단의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 사업을 통해 치료비를 지원받았다. 장애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재활 치료비나 수술비를 지원하는 활동이다.

밀알복지재단은 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을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가족 돌봄’ 청년은 고령, 장애, 질병 등으로 가족을 돌보거나 생계를 책임지는 청년들이다. 이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학업이나 취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쉽다. 밀알복지재단은 이들에게 500만 원 한도 내에서 의료비, 생계비, 주거비 등을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자립을 돕고 있다.

강현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