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서울로 들어온 인구는 122만1000명,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는 126만6000명이었습니다. 4만5000명 정도가 서울을 빠져나간 셈입니다.

인구는 주택수요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를 '주택수요의 양'이라고 표현합니다. 가장 기본적 단위인 인구가 줄어들면 '주택수요의 질'인 소득, '주택수요의 범위'인 외지인 매입, 고령화 시대에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주택수요의 군집'인 계층별 인구 등 여타 주택 수요가 늘어나도 다 부질없습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장기적으로 주택수요가 줄어들면서 주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입니다. 인구의 자연적 증감이 어려운 지금, 인구의 사회적 증감인 인구이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구이동이 주택시장에서 중요한 이유는 주택수요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면서 인구이동이 이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주택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인구 전출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을 주택가격보다는 양질의 주택수요와 맞물린 수도권 택지개발, 신도시 건설로 분석합니다. 하지만 주택가격 차이 또한 서울을 떠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서울의 인구 유출은 2018년 11만명이 순전출되면서 심각했는데 2023년에는 3만1000명이 순전출해 인구 감소가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다시 4만5000명으로 유출 규모가 늘어났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한 듯합니다.

서울 인구가 지금과 같이 계속 유출된다면 서울의 주택시장 또한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은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인구 유입을 고려하면 여전히 서울은 매력적인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서울로 전입했다'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성공했다'가 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분들의 상당수는 서울로 전입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렵지만, 기회가 닿는 데로 서울로 들어가기를 원합니다. 올해 서울에서는 신축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는 입주장이 시작됩니다. 이 입주장이 끝나고 나면 갈수록 서울로 진입하는 것이 어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외지인들이 서울 아파트를 사는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3년 외지인 매입 건수는 8955건이었지만 2024년에는 48.6%나 증가한 1만3309건으로 늘었습니다. 서울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측면이 반영됐습니다. 더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외지인들의 투자지역이 '강남 3구'와 인기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초구는 2023년과 비교하면 2024년 외지인 매입이 무려 71%나 증가했습니다. 강동구의 외지인 매입비중은 28.1%나 됩니다. 전통적인 부촌인 강남 3구와 함께, 갭 투자가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동구(28.1%)와 광진구(27.4%)가 외지인 매입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주거 선호 지역 중 2023년과 비교해 2024년 외지인 매입건수 증가율(38%)이 가장 낮았던 송파구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함께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주택의 경우 호가가 10% 이상 오르고 있으며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들은 매물이 사라지면서 집주인 우위 시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특히 생활인구까지 고려한다면 서울의 주택수요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서울의 인구는 933만1828명입니다. 반면 2025년 2월 현재 서울의 최대 생활인구는 1130만명이나 됩니다. 이 차이는 출퇴근, 관광, 의료 등하교 등의 목적으로 서울을 찾는 인구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거주인구가 다소 줄더라도 생활인구가 튼튼히 받쳐준다면 서울의 주택수요는 여전히 안정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울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수도권의 인구는 서울의 배후 주택수요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