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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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 컨소시엄 사이에 벌어진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이 7년 만에 일단락됐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4개 회사 가운데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교보생명 지분 13.55%를 제3의 기관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컨소시엄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신 회장과 교보생명은 최대 경영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과 인수합병(M&A)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일본계 SBI그룹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SBI그룹은 과거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다양한 사업 협력에 나서는 등 우호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GIC도 교보생명 지분 4.5%를 신한·한국투자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했다.

양사의 매각 단가는 투자 원금(24만5000원·액면분할 전 기준)보다 소폭 낮은 주당 23만4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피니티와 GIC가 그동안 교보생명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등을 감안하면 수익권에서 엑시트(자금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어피니티 측은 이번 거래에 대해 “모든 이해당사자들과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와 협의를 거쳐 합의점에 이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어피니티와 GIC, EQT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4개사로 구성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 총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신 회장 측은 당시 컨소시엄에 참여한 4개사 가운데 두 곳과 먼저 협상을 끝냈다. 남아 있는 EQT파트너스, IMM PE도 조만간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7년간 이어져 온 풋옵션 분쟁이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계약으로 신 회장 측은 50%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그간 풋옵션 분쟁으로 미뤄졌던 금융지주사 전환, M&A, 기업공개(IPO) 등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주주 간에 적절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에 협상이 성사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