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패턴과 색채 '왁스(W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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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시 리뷰]
아프리카 전통 직물 왁스(WAX) 전시
파리 인류 박물관(Musée de l’Homme)에서
오는 9일 7일까지 열려
아프리카 전통 직물 왁스(WAX) 전시
파리 인류 박물관(Musée de l’Homme)에서
오는 9일 7일까지 열려
프랑스 파리 인류 박물관(Musée de l’Homme)에서는 아프리카 의상을 상징하는 화려한 패턴과 강렬한 색상의 직물인 왁스(WAX)를 둘러싼 사회, 문화적 이슈가 담긴 독창적인 작품들을 2025년 9월 7일까지 선보인다.
파리 인류 박물관은 파리의 상징물이자 파리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에펠탑을 정면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트로가데로(Trocadero) 광장의 샤요궁(Palais de Chaillot)에 위치해 있다. 샤요궁은 1937년 만국 박람회를 위해 지어졌고 현재는 인류 박물관 외에도 국립 해양 박물관, 건축 유산 박물관, 연극 무용 극장 등 다채로운 문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류 역사와 인류학 연구에 대한 고찰을 위해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의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인간의 기원부터 미래에 관련된 작품들을 파리 인류 박물관의 상설 전시와 기획전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Camo 43, 2021. / ©Thandiwe Muriu
왁스의 역사
아프리카 대륙의 대표적인 직물인 왁스에 관한 이번 전시는 430㎡에 1층과 2층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1층 전시 공간에는 패션, 디자인, 현대 예술가들의 왁스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대형 창문 너머로 에펠탑이 내려다보이는 2층 전시 공간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서 120년이 넘는 왁스 직물의 역사와 아시아,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 간의 문화의 영향, 직물의 패턴이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왁스 전시는 단순한 패션 전시회가 아니라 이 직물의 아프리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회적 역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왁스는 물과 양초의 저항력을 이용한 직물 염색 방법이다. 왁스의 기원은 19세기 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시작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바틱이라고 불리고 있다. 바틱은 2009년 10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코트디부아르 대통령(Félix Houphouët-Boigny), 가봉 대통령(Omar Bongo)와 프랑스 대통령(Valery Giscard d’Estaing)의 초상화가 그려진 양국 우호 기념 패브릭. 그리고 콩고 해방 50주년을 기념하는 드레스가 전시에 걸려있다. / 사진. ⓒ정연아
결혼 의상에 사용되는 왁스 모티브. / 사진. ©MNHN-A Iatzoura
19세기 중반 네덜란드인들은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징집되었던 아프리카 가나 군인들의 도움으로 바틱 직물을 산업화하는데 성공했다. 가나 군인들은 아프리카로 돌아갈 때 바틱 천 조각을 기념으로 가져가 아프리카 전 대륙에 빠르게 유행시키게 되었다.
이후 유럽인들이 운영하는 생산 공장은 점차 인도네시아에서 아프리카로 이전하게 되었다. 20세기 후반부터 나이지리아, 베냉 공화국, 브루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에서 왁스 직물 생산이 확대되었으며, 1960년대 아프리카 토고의 사업가 나나 벤츠(Nana Benz)와 같은 여성들이 왁스 직물의 확산에 주요 역할을 했다. 이후 아프리카 왁스 직물은 주요 수출 상품이 되었다.
왁스 직물 패턴은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아이코노그래피(Iconography)를 바탕으로 정치, 종교 그리고 사회 뉴스 등을 전달하는 매체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전통 의상과 천에 그려진 패턴을 통해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신이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는지를 나타냈다.
왁스는 아프리카의 일상생활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문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는 진정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를 굳건히 잡고 있다.
왁스와 예술의 만남
사진작가 말릭 시디베(Malick Sidibé)와 세이두 케이타(Seydou Keita)는 1960년대 아프리카 전역에 유행되던 왁스 의상과 일상생활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 속에는 왁스가 얼마나 아프리카 생활 속에 깊이 자리를 잡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사진작가 말릭 시디베의 작품 'Aragon club'. / 사진출처. ©Malick Sidibé, Courtesy Galerie Magnin-A, Paris
사진작가 세이두 케이타 작품 'Untitled'(1956/1959). / 사진출처. ©Malick Sidibé, Courtesy Galerie Magnin-A, Paris
지난 20년 동안 왁스는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그들은 왁스의 미적 가능성과 역사적, 문화적 중요성을 되짚어보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화가, 사진작가, 디자이너 및 예술가들은 그들이 체험한 경험을 통해 왁스라는 새로운 재료를 이용한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파리 인류 박물관에서 열리는 'WAX' 전시작 'Treasures of Delight'. / 사진. ©Thandiwe Muriu
파리 인류 박물관에서 열리는 'WAX' 전시작 'Khady(2011)'. / 사진. ©Omar Victor Diop, Courtesy Galerie Magnin-A, Paris
몇 년 사이 패션 디자이너들은 아프리카 전통 패턴과 현대적 패턴이 어울려진 왁스 직물로 옷과 액세서리를 제작하고 있고, 왁스의 과감한 컬러와 모티브는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Gombo, Leopard du Benin, 점퍼, 2022. / 사진. ©MNHN-A. Iatzoura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왁스 패턴. / 사진. ©MNHN-A. Iatzoura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아프리카계 주민들의 해방과 연대 호소, 인권과 권한 부여, 업사이클링, 아프리카의 유토피아 개념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의문도 제기한다. 왁스 패턴 직물의 우주복을 입은 몬센고 슐라(Monsengo Shula) 작품은 정치적, 경제적, 환경 오염 위기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몬센고 슐라의 작품 'Bouleversement du monde - Coll F & H Seydoux'. / 사진. ©G. Benoit
파리 패션 위크를 맞이해 파리 시내에는 전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런웨이와 쇼룸 그리고 패션 전시와 같은 이벤트가 많이 열리고 있다. 이번 왁스 전시에서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리는 쿠튀르(Couture) 전시, 그랑 팔레의 돌체 앤 가바나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섬세하고 보물 같은 럭셔리 쿠튀르 작품들과는 또 다른 아프리카 문화와 원초적이고 강렬한 왁스의 매력을 한 번쯤 느껴 보기를 추천해 본다.
파리=정연아 패션&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
파리 인류 박물관은 파리의 상징물이자 파리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에펠탑을 정면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트로가데로(Trocadero) 광장의 샤요궁(Palais de Chaillot)에 위치해 있다. 샤요궁은 1937년 만국 박람회를 위해 지어졌고 현재는 인류 박물관 외에도 국립 해양 박물관, 건축 유산 박물관, 연극 무용 극장 등 다채로운 문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류 역사와 인류학 연구에 대한 고찰을 위해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의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인간의 기원부터 미래에 관련된 작품들을 파리 인류 박물관의 상설 전시와 기획전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대표적인 직물인 왁스에 관한 이번 전시는 430㎡에 1층과 2층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1층 전시 공간에는 패션, 디자인, 현대 예술가들의 왁스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대형 창문 너머로 에펠탑이 내려다보이는 2층 전시 공간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서 120년이 넘는 왁스 직물의 역사와 아시아,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 간의 문화의 영향, 직물의 패턴이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왁스 전시는 단순한 패션 전시회가 아니라 이 직물의 아프리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회적 역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왁스는 물과 양초의 저항력을 이용한 직물 염색 방법이다. 왁스의 기원은 19세기 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시작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바틱이라고 불리고 있다. 바틱은 2009년 10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후 유럽인들이 운영하는 생산 공장은 점차 인도네시아에서 아프리카로 이전하게 되었다. 20세기 후반부터 나이지리아, 베냉 공화국, 브루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에서 왁스 직물 생산이 확대되었으며, 1960년대 아프리카 토고의 사업가 나나 벤츠(Nana Benz)와 같은 여성들이 왁스 직물의 확산에 주요 역할을 했다. 이후 아프리카 왁스 직물은 주요 수출 상품이 되었다.
왁스 직물 패턴은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아이코노그래피(Iconography)를 바탕으로 정치, 종교 그리고 사회 뉴스 등을 전달하는 매체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전통 의상과 천에 그려진 패턴을 통해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신이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는지를 나타냈다.
왁스는 아프리카의 일상생활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문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는 진정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를 굳건히 잡고 있다.
왁스와 예술의 만남
사진작가 말릭 시디베(Malick Sidibé)와 세이두 케이타(Seydou Keita)는 1960년대 아프리카 전역에 유행되던 왁스 의상과 일상생활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 속에는 왁스가 얼마나 아프리카 생활 속에 깊이 자리를 잡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파리=정연아 패션&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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