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최초의 펫 프렌들리 매장인 더북한강R점.
스타벅스 최초의 펫 프렌들리 매장인 더북한강R점.
지난 14일 경기 남양주시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 카페 매장 안은 강아지와 함께 다과를 즐기는 반려인들로 가득했다. 이들이 모인 건 스타벅스가 프리미엄 반려동물 브랜드인 코코스퀘어와 협업한 '펫 페스티벌' 때문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이곳은 스타벅스 최초의 펫 프렌들리 매장으로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하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사흘간 반려동물과 함께 디제잉 공연을 즐기거나, 코코스퀘어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상담을 받기도 했다.

더북한강R점은 스타벅스의 '스페셜 스토어' 중 하나다. 입지 자체가 독특하거나 100년 고택·폐극장을 개조한 매장,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매장 등 이색적인 공간으로 꾸민 특화매장이다. 최근 국내 커피 시장 포화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자, 스타벅스는 이같은 스페셜 스토어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매출·방문객 많은 ‘알짜 매장’

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점
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점
“커피가 아니라 공간을 판다.” 스타벅스의 철학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이 오랫동안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스타벅스 매장은 카페시장 초기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제공해 인기가 높았다. 이런 공간 마케팅은 경쟁사를 제치고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스페셜 스토어는 스타벅스의 공간 마케팅이 진화한 결과다. 공간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문화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현재 11개인 스페셜 스토어를 향후 5년 내 20개 내외로 늘릴 계획이다. 스페셜 스토어는 입지 자체가 독특하거나 100년 고택·폐극장을 개조한 매장,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매장 등 이색적인 공간으로 꾸민 특화매장이다. 장소를 차별화해야 하므로 일반 매장에 비해 입지 선정, 콘셉트 설계 등 개점 준비 기간이 길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는 매년 스페셜 스토어를 1~2개 정도 열고 있는데, 앞으로 추가 출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스타벅스 가나아트파크점
스타벅스 가나아트파크점
스타벅스가 스페셜 스토어에 집중하는 건 매출과 방문객 면에서 ‘알짜 매장’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스페셜 스토어의 월평균 매출과 방문객 수는 일반 매장보다 30% 이상 많다. 주말엔 방문객이 2~3배에 달하기도 한다. 주변 상권, 자연 풍경과 시너지를 낸 경동1960점, 더제주송당파크R점 등은 외국인 방한객 사이에서 ‘관광 성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스타벅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점은 매장에서 맨눈으로 북한 마을 풍경을 볼 수 있어 미국 CNN 등 외신들이 보도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스페셜 스토어 출점은 신세계그룹의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3조1001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그룹 내에서 이마트(16조9673억원), 신세계백화점(7조2435억원) 다음으로 많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에서 보기 드물게 성장하는 브랜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문에서 “올해 스페셜 스토어를 포함해 100개 넘는 스타벅스 매장을 새로 열겠다”고 했다.

○커피 시장 포화 속 차별화 전략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국내 카페 시장이 포화에 다다른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스타벅스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3년 12.9%에서 지난해 5.8%로 떨어졌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009개로, 인구가 두 배 이상인 일본(1991개)을 이미 제쳤다. 미국(1만7049개), 중국(7685개)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인구 100만명당 매장 수는 38.6개로 일본(15.9개), 중국(5.5개)을 모두 앞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때 스타벅스 유치가 최우선 목표였던 건물주들도 매장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는 다이소 등을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했다.

수익성 둔화도 스타벅스의 과제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에서 지난해 6.1%로 하락했다. 최근 커피 원두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만큼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 스타벅스의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스페셜 스토어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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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