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Bank
사진=GettyImagesBank
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30년 국고채 ETF 1년 수익률 20%
추경 편성 규모는 관전 포인트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2.75%까지 낮췄다. 작년 10월 3.5%에서 3.25%로 낮추며 방향을 튼 것을 포함해 세 번째 금리인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작년 9월 기준금리 범위의 상단을 연 5.5%에서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Big Cut)을 단행했다. 이후 두 차례 추가 인하에 나서 현재 상단은 4.5%다. 금리인하 폭만 보면 미국은 1.0%포인트, 한국은 0.75%포인트다. 미국이 한국보다 0.25%포인트를 더 낮췄다.

하지만 채권투자자 수익률은 달랐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20년 만기 이상의 국채로 구성된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TLT)’의 1년 수익률은 20%였고,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지수의 수익률 8.43%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두 나라 채권 수익률이 크게 엇갈린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 전망이다. 비록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초단기, 투자 채권은 장기라는 차이가 있지만, 금리 하락은 일반적으로 채권가격 상승을 부르는 호재다. 하지만 장기 채권은 종종 기준금리보다 경기 전망 영향을 크게 받는다. 미국의 경제 성장은 예상과 달리 강했고, 한국은 부진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변동은 -0.02%포인트로 미미했고, 10년 만기 수익률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오히려 0.15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3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739%포인트 하락했고, 10년 만기 수익률은 0.608%포인트 하락하며 두 국가의 국채 투자 수익률 차이를 만들었다.
한국 미국 채권수익률 변화
한국 미국 채권수익률 변화
장기 국채 투자는 가파른 금리인상 주기를 마무리한 2023년 이후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는 2025년 3월 현재 143개의 채권 ETF가 상장되어 있다. 그중 91개가 국내 채권 ETF이다. 만기 30년 국채, 만기 10년 국채 그리고 단기채권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만기 30년 국채 ETF에는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RISE KIS국고채30년Enhanced’ 등 6개의 ETF가 있으며 1년 평균 수익률은 20%이다. 만기 10년 국채 ETF는 ‘KIWOOM 국고채10년’, ‘SOL 국고채10년’를 포함해 8개의 ETF가 있고 1년 평균 수익률은 6.34%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06% 하락하였다.

단기 채권 ETF는 은행 예금과 같이 여유 자금의 운용에 효율적이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중도 해지 시에 가입 기간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지 못하고, 요구불예금에 준하는 이자를 받게 된다. 하지만 단기 채권 ETF는 보유기간만큼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간단한 예로 만기수익률 3%의 채권 ETF를 6개월 보유 후 매도하면 약 1.5%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단기 채권 ETF는 만기가 1년 미만인 채권들로 구성되어 있어 시장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영향도 미미하다. 다만 은행 예금은 5천만원까지 원금 보장을 받지만, 채권 ETF는 원금보장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은행 금리와 단기 채권ETF 비교
은행 금리와 단기 채권ETF 비교
최근 위축된 경제활동으로 추경 편성 논의가 활발하다. 시장의 예상은 20조원 내외다. 추경은 자금조달을 위해 추가적인 국채 발행이 필요하고 국채의 공급은 금리 상승 요인이다. 그러므로 국내 채권의 매수 시기는 추경의 규모와 시기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 불필요한 주식 매매보다는 환율 위험이 없는 국내 채권 ETF를 자산 배분의 한 축으로 삼는 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유자금 운용은 단기 국고채 ETF 또는 단기 우량회사채 ETF를 활용할 만하다.

신성호 연구위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