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편입하는 하이일드펀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1분기 대어’로 불리던 LG CNS의 기업공개(IPO)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본 데 이어 홈플러스 사태로 BBB급 하이일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대한 불안이 커지며 개인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1일 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공모주 하이일드펀드에서 112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올해 성과 부진으로 2023년부터 이어지던 성장세가 꺾인 모양새다. 하이일드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1%로 국공채펀드(1.8%)보다 낮은 수준이다.

자금 이탈은 운용사 구분 없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올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는 지난 한 달간 105억원, 3개월간 472억원이 유출됐다. 하나공모주하이일드펀드에서도 한 달간 41억원, 3개월간 240억원 빠져나갔다.

공모주펀드는 일반공모주펀드, 하이일드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하이일드펀드는 BBB+급 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담는 대신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는 혜택이 있는 상품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모주와 회사채 시장에서 동시에 수익을 올려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공모주 시장 부진과 함께 홈플러스 사태로 BBB급 회사채에 대한 불신이 확산해 자금이 급속히 이탈하고 있다. KCGI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CGI공모주하이일드증권(채권혼합)’과 ‘KCGI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증권2호(채권혼합)’는 홈플러스 단기사채를 편입했다가 손실을 보기도 했다.

당분간 하이일드채권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BBB급 회사채 투자심리도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BBB급 회사채 판매를 일시 중단해 현재로선 하이일드펀드가 사실상 유일한 매수 창구로 남은 상황이었다.

배정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