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1차 회의가 지난 2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 17층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 김선규 고려대 미디어학부 학생, 김우경 SK이노베이션 PR(기업홍보)실장, 김도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장혜진 오리온 홍보팀 상무, 강경희 케이트분식당 사장, 박병원 독자위원장, 곽주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이창재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박현주 신한금융그룹 소비자보호부문 그룹장,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최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1차 회의가 지난 2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 17층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 김선규 고려대 미디어학부 학생, 김우경 SK이노베이션 PR(기업홍보)실장, 김도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장혜진 오리온 홍보팀 상무, 강경희 케이트분식당 사장, 박병원 독자위원장, 곽주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이창재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박현주 신한금융그룹 소비자보호부문 그룹장,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최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2025년 1차 회의가 지난 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독자위원들은 올 1분기(1~3월) 한국경제신문이 선보인 신년 특집 ‘빅 퀘스천’ 시리즈와 ‘K인더스트리 美 현장을 가다’ 등 기획 기사에 “정치 이슈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도 한경만의 색을 지키며 깊이 있는 통찰을 전했다”고 호평했다. 정치 뉴스에 피로를 느끼는 독자에게 다양한 기획 기사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날 회의는 박병원 한경 독자위원회 위원장(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주재했다. 김도영(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박종민(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곽주영(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박현주(신한금융그룹 소비자보호부문 그룹장)·김우경(SK이노베이션 PR실장)·조성우(의식주컴퍼니 대표)·장혜진(오리온 홍보팀 상무)·이창재(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강경희(케이트분식당 사장)·김선규(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위원이 참석했다.

◇ “한경의 독보적 기획력 돋보여”

"신년특집 '빅 퀘스천' 기획력 돋보여…中 산업동향 더 다뤄달라"
위원들은 1~3월 주요 기사 중 ‘K인더스트리’ 시리즈, ‘산업도시가 무너진다’ ‘패션 브랜드 1만 개 시대’ 등 산업 현장을 발로 뛴 심층 보도를 호평했다. ‘한경 긱스’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 기사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성우 위원은 “다양한 산업을 분석한 기획물의 깊이가 올해 한층 더해졌고,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시했다”며 “한경 긱스에서 해외에서는 1000억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트릴리언달러 베이비’가 탄생하는데, 한국은 대부분 펀드 만기가 7~8년으로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짚은 기사가 나와 인상 깊게 읽었다”고 했다.

"신년특집 '빅 퀘스천' 기획력 돋보여…中 산업동향 더 다뤄달라"
장혜진 위원은 ‘산업도시의 몰락’과 ‘K인더스트리’ 기획을 언급하며 “단순히 우리 산업의 위기를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등 해외 현장을 비교하며 ‘퀀텀 점프의 기회’로 전환하는 앵글을 보여준 점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서울 동대문이 패션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패션 브랜드 1만 개 시대’ 기사와 관련해서는 “입체적인 산업 구조 변화를 한 편의 기사로 압축해 냈다”며 “한경의 독보적 기획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 세대별 시각 다채롭게 제시

"신년특집 '빅 퀘스천' 기획력 돋보여…中 산업동향 더 다뤄달라"
‘노동개혁 막는 호봉제’ 기사는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의 시각을 반영해 주목받았다. 청년층의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기사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민국 2030리포트’ ‘파워시니어’ 등 세대별 특징을 조명한 기획에도 관심이 이어졌다.

김도영 위원은 “호봉제 구조가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한경은 이를 기업 논리가 아니라 청년 실업 문제와 연결해 진정성 있게 접근했다”고 했다. 이어 “청년 시각에서 바라본 보도가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3학년 학생인 김선규 위원 역시 “취업시장에서 ‘을’의 입장인 청년은 노동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기 쉽지 않다”며 “언론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이슈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병원 위원장은 “노동개혁, 연금 개편 등 대부분 이슈에서 기득권과 젊은 층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그동안의 보도가 기득권자의 시각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 많다면, 앞으로는 청년 독자의 관점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창재 위원은 “‘파워시니어’ 기획은 경제력을 갖춘 장년층의 소비·행동 특성을 잘 짚었다”며 “그들을 대상으로 사업할 20·30대, 40·50대 모두에게 도움 되는 기사”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세대를 분석하는 콘텐츠가 이어지면 독자층이 넓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 중국 산업 관련 보도 확대 필요

"신년특집 '빅 퀘스천' 기획력 돋보여…中 산업동향 더 다뤄달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과 중국 첨단 산업에 관한 보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우경 위원은 “중국에서는 100% 자동화된 공장을 뜻

하는 ‘다크팩토리’, 9·9·6 근무제(아침 9시부터 저녁 9시, 주 6일 근무) 같은 흐름이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며 “최근 한경은 미국 관세 보도에 집중하는 반면 급성장하는 중국 산업을 다룬 기사는 부족하다”고 했다.

곽주영 위원 역시 “중국 딥시크 모델처럼 AI·반도체·전력 분야에서 한국이 놓친 기회를 짚어야 한다”며 “최근 중국 증시를 향한 관심이 커진 만큼 유망 중국 기업의 심층 분석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원 위원장은 “2000년 이후 미국과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산업과 기업이 무엇인지, 한국에서는 왜 그런 것이 안 됐는지를 보여주는 기사가 필요하다”며 “독자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에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전문용어 해설에도 신경을”

독자위원들은 어려운 주제를 전달하는 심층 보도가 많아진 만큼 용어 해설 등에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주문했다. 박종민 위원은 “한경은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 신문이어서 어려운 내용도 많이 다룬다”며 “일반 독자,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전문용어 해설을 좀 더 꼼꼼히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짚었다.

조성우 위원 역시 “연금개혁 관련 기사 중 일부는 모수개혁, 소득대체율 등 어려운 개념이 많아 이해가 힘들었다”며 “좀 더 쉽게 용어를 풀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밖에 △기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SNS 등 홍보 플랫폼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박현주 위원) △기업뿐 아니라 자영업자 혹은 창업 준비자가 관심을 보일 주제도 다뤄달라(강경희 위원) △반기업 법안 발의자·국민연금 운용역 등 개개인을 조명하는 기사 강화(박병원 위원장·이창재 위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이슈는 양측 입장을 균형 있게 다뤄줄 것(김선규 위원) 등의 주문도 있었다.

김소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