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력한 당과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꾸는데 함께 나아가자”며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각종 범여권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 전 장관은 “탄핵 국면에서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저 김문수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다”며 “얼마나 사람에 목이 마르시면 저에게까지 기대를 하시나 하는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쳤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이날 김 전 장관은 “민중민주주의의 깃발 아래 친북, 반미, 친중, 반기업 정책만을 고집하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세력이 우리 사회에 잔존하고 있다”며 “체제전쟁을 벌이며 국가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세력에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어갈 것임을 다짐한다”고 했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대선 공약으로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 및 투자 확대 △금융규제 혁신 △첨단산업 지방 유치 △국민연금 개혁 등을 제시했다. 김 전 장관은 “저 김문수가 나서 자본, 노동, 기술에 대한 과감한 혁신과 개혁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새로운 도약으로 이끌어 가겠다”며 “활기찬 경제, 행복한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실업급여 확대와 기초생활보장 확대 등 ‘복지 확대’를 세운 정책 추진을 약속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진한 의료 개혁에 대해선 “원점에서 재검토해 완벽하게 해결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여권의 자체 핵무장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핵연료 재처리 능력 확보와 핵추진잠수함 개발 등도 공언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대표를 거론하면서 “김문수가 이재명을 이긴다”며 “부패한 지도자는 나쁜 정책을 만들어 나라를 망치고 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며 “거짓과 감언이설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파멸로 몰고 갈 이재명의 민주당은 저 김문수가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선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는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내정했다.

정상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