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 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 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한 주자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론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한 대행의 출마설이 거론되는 중이다.

1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각종 여론 조사상 국민의힘 경선 '빅3'로 분류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한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생길 수 있는 국정 공백을 우려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이 그만두면 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며 "정통성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위해 그만둘 경우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시장 측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정 안정의 책임이 있는 한 권한대행은 출마할 수가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한 대행을 향한 의원 지지 규모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당 일각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 중인 한덕수 총리마저 흔들고 있다"며 "제가 아는 한 총리는 언제나 분별 있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분이다. 그런 분을 흔들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은 국내 서민경제, 외교, 관세를 포함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집중해도 버거운 형편"이라며 "거기에 집중하시고 이번 대선에서 제대로 공정하게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도록 열심히 관리하시는 것이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기자들에게 "한 권한대행이 지금 하는 일은 중차대한 일"이라며 "관세 전쟁 속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역할을 해야 하고, 대행으로서 역할에 집중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유승민 전 의원의 국민의힘 경선 불참 선언이 한 대행 출마론에 대한 대권 주자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권 주자들의 반대 입장에도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는 이날도 이어졌다.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행은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이미 우리 당의 정말 많은 의원께서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 역사적 소임 앞에 한 대행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2025년 대한민국 대선도 경제가 화두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덕스형'의 등판이 기대되는 이유다.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한다) 이재명은 안된다"고 적었다.

이처럼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의원들은 당내에서 이를 지지하는 그룹이 50∼60여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5일까지 대행직을 사퇴하거나 별도의 관련 메시지를 낼 가능성에 대해 "없다"며 "통상·민생 현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