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장외 전시(푸오리살로네1))는 독특한 시도가 줄을 잇는다. 티팟(Teapot)이 패션아이템으로 떠올랐고,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복원된 열차가 토론장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젊은 층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는 북클럽을 개최했다. 사실 모든 브랜드 쇼룸과 전시장을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중에서 화제가 된 몇몇 브랜드들의 아이디어로 가득한 공간을 소개한다.

프라다

프라다는 전시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2022년부터 ‘프라다 프레임’으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장식하는 프라다는 올해 밀라노 중앙역을 선택했다. 그리고 1950년대 지오 폰티와 줄리오 미놀레티가 디자인해 이탈리아 왕족과 국가 원수들을 운반하던 알레치노 열차에 올라탔다. 열차 탑승 후엔 디지털, 글로벌, 물질 등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프라다 프레임은 건축, 엔지니어링, 환경 등 디자인 분야의 연사들을 초청해 주제별로 이야기를 나누는 심포지엄이다.
프라마 프레임 day2 / 사진제공. ⓒPRADA
프라마 프레임 day2 / 사진제공. ⓒPRADA
프라다 프레임 / 사진출처. 프라다 홈페이지
프라다 프레임 / 사진출처. 프라다 홈페이지
루이비통

루이비통은 밀라노의 18세기 신고전주의 궁전 ‘팔라초 세르벨로니’에서 홈 컬렉션을 선보였다. 화려한 프레스코화가 장식된 역사적인 공간에서, 루이비통의 홈웨어 컬렉션이 어우러졌다. 루이비통의 클래식한 트렁크를 책상이나 디너 세트 운반용으로 해석한 유쾌하고 창의적인 아이템이 궁전 곳곳에 배치되었다.

루이비통의 기하학적 패턴을 담은 소파와 식탁이 공간의 중심을 잡았고, 식탁 위에는 화려한 테이블웨어가 펼쳐졌다. 그리고 중간중간 유쾌한 요소들. 루이비통이 해석한 턴테이블, 은빛의 핀볼 머신 등이 곳곳에 유머를 더했다. 앵무새, 펠리컨, 원숭이 등을 그린 접시나 벽에 걸린 대담하고 컬러풀한 디자인의 카펫은 루이비통의 비전을 선보였다.
루이비통 홈 컬렉션 / 사진. ⓒ조민선
루이비통 홈 컬렉션 / 사진. ⓒ조민선
에르메스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는 ‘La Pelota’라는 브레라지구의 심장인 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올해 컬렉션은 화병과 커다란 캐시미어 담요, 미니멀한 디자인과 대담한 컬러로 구성된 화병, 캐시미어 담요는 고도의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구찌

구찌는 16세기 건축물인 밀라노의 수도원 회랑을 택했다. 그곳에서 구찌는 1940년 중반 최초로 대나무를 패션 소재로 사용한 브랜드의 유산을 재조명했다. 한국인 아티스트 이시산 작가 등 7명의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선보였다.
구찌 'Bamboo Encounters' / 사진출처. ⓒGUCCI 홈페이지
구찌 'Bamboo Encounters' / 사진출처. ⓒGUCCI 홈페이지
구찌 'Bamboo Encounters' / 사진출처. ⓒGUCCI 홈페이지
구찌 'Bamboo Encounters' / 사진출처. ⓒGUCCI 홈페이지
로에베

로에베는 파리 패션 위크만큼이나 살로네 델 모빌에게 집중한다. 올해는 25명의 디자이너, 건축가와 협업한 티팟을 들고 밀라노를 찾았다. 한국의 건축가 조민석이 디자인한 티팟을 비롯해 이인진 도예가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디자이너 나오토 후카사와의 주얼리를 닮은 티팟도 공개됐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5에서 '로에베 티팟' 전시를 찾은 조민석의 티팟. / 사진. ⓒ로에베/artnet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5에서 '로에베 티팟' 전시를 찾은 조민석의 티팟. / 사진. ⓒ로에베/artnet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5 '로에베 티팟' 전시에 출품된 작품. / 사진. ⓒ로에베/artnet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5 '로에베 티팟' 전시에 출품된 작품. / 사진. ⓒ로에베/artnet
미우미우

미우미우 문학 클럽은 젊은 여성들을 끌어모았다. 패션과 북클럽이라는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의 행사는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올해의 주제는 '여성의 교육(A Woman’s Education)'으로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의 소설 '둘도 없는 사이'와 후미코 엔치(Fumiko Enchi)의 소설 'the waiting years’를 통해 소녀 시절, 사랑, 성을 주제로 탐구하는 토론이 펼쳐졌다.
MIU MIU LITERARY CLUB 2025 / 사진출처. ©MiuMiu
MIU MIU LITERARY CLUB 2025 / 사진출처. ©MiuMiu
밀라노=조민선 아르떼 객원기자
1) 살로네 델 모빌레 기간에 밀라노 도심 곳곳에서 독립적으로 개최되는 이벤트. 일명 장외 전시. 밀라노 곳곳 쇼룸과 전시장에서 제품과 콘셉트를 선보이는 브랜드들부터 개인 작업을 전시하는 디자이너들까지. 디자인 영감을 얻을 만한 다양한 전시와 쇼룸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