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2차 무역전쟁…중국 물량 취소한 아마존, 인도로 옮기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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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경제 디커플링 움직임
트럼프 관세 피하려는 기업들
수출입 물동량 급격히 줄여
고율관세로 가격 경쟁력 떨어져
운송중인 제품 바다에 버리기도
중국도 미국기업에 보복 나서
WTO "글로벌경제 악영향" 경고
트럼프 관세 피하려는 기업들
수출입 물동량 급격히 줄여
고율관세로 가격 경쟁력 떨어져
운송중인 제품 바다에 버리기도
중국도 미국기업에 보복 나서
WTO "글로벌경제 악영향" 경고

◇中의 대미 수출 물량 급감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노출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104%에서 145%로 인상했다.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84%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 수출기업들은 실제 미국행 물동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수출업체는 미국행 컨테이너가 하루 평균 40~50개에서 3~6개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한 수입업체가 운송 중인 제품은 바다에 버리고, 컨테이너만 회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고율 관세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즌 상품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매년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하던 크리스마스 장식품 주문도 뚝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전체 크리스마스 장식품의 87%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연중 최대 성수기 주문이 사라진 셈이다.
◇애플 등도 공급망 다변화 속도
공급망 재편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인도 내 생산라인에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작된 공급망 다변화가 미국의 고관세 정책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애플은 이미 인도에서 일부 아이폰 모델을 생산 중이다. 인도의 관세율은 27%로 중국보다 낮아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애플이 인도 생산량 전량을 미국에 공급하면 미국 내 아이폰 수요의 약 60%(5000만 대)를 충당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애플은 인도 아이폰 공장의 생산량을 20% 늘릴 계획이다. 한 소식통은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의 인도 공장은 일요일에도 추가 근무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100톤(t)을 실을 수 있는 화물기 6대를 이용해 아이폰을 미국으로 긴급 수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 한 대는 새로운 관세가 발효된 이번 주 운항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4의 무게를 약 350g으로 계산하면, 150만개가량 실을 수 있는 규모다.
◇양국 갈등에 글로벌 경제 ‘위축’ 경고
중국 정부도 미국 기업들을 제재하며 반격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부터 인공지능(AI) 기반 무인기 개발기업 실드AI, 우주·방산 위성 시스템 기업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 등 6개 미국 방산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렸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들 기업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무시하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거나 대만과 군사 기술 협력을 맺어 중국의 국가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기업이 중국에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들은 부품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세계무역기구(WTO)는 미·중 디커플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경고했다. WTO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양국 간 무역이 최대 8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1540억달러(약 224조원)로, 전체 수출국 중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4360억달러로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다. 양국 간 무역은 글로벌 무역의 약 3%를 차지한다. WTO는 “세계가 두 개의 블록으로 나뉘는 탈세계화가 현실화되면 장기적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약 7%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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