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3년 만기 국채선물을 15조원어치 사들였다. 달러가 약세 기조로 돌아선 가운데 올해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보다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약 3주일 동안 30bp(1bp=0.0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통위 앞두고 국채금리 '뚝뚝'…외국인은 기준금리 인하 '베팅'
1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3년 만기 국고채 선물을 15만5261계약(액면가 15조5261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2만4789계약을 순매도했던 흐름이 바뀌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국고채 금리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8%포인트 내린 연 2.351%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연 2.629%에서 19일 만에 0.278%포인트 내려왔다. 2022년 3월 21일(연 2.268%) 후 3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외국인의 투자 흐름은 당초 시장 예상과 거리가 있다. 정부는 최근 추가경정예산 편성 규모를 10조원에서 12조원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금리를 밀어 올리는(국채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세계 3대 국채 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한국 시장이 편입되는 시점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미뤄진 것도 시장 금리 상승(가격 하락)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전망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국채 시장에 들어온 것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관세전쟁 조짐에 따라 한국의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연내 두 차례 이상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은이 17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연 2.75%)으로 동결해도 연말엔 기준금리가 연 2.25%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 약세 기조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환차익을 기대한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는 설명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달러 약세 흐름을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 1370~138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입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