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쉽게 가려고"…포르쉐 회장 '개인용 터널'에 주민들 반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6일(현지시간) DPA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독일 포르쉐 창업주의 손자인 볼프강 포르쉐 회장은 오스트리아의 음악 도시로 유명한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자신의 별장으로 이동을 위해 카푸치너베르크 산을 관통하는 480m 길이의 터널을 뚫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초 그는 차량 12대까지 주차가 가능한 사설 주차장을 만들어 이를 별장과 연결하는 계획을 보수 성향인 인민당 소속 전 잘츠부르크 시장으로부터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녹색당 등 일부 시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시의회 녹색당 대표인 잉게보르그 할러는 "개인이 산을 뚫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면서 "슈퍼리치를 위한 특혜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다음 달 중순께 포르쉐 별장 지하 주차장과 관련해 도시 계획 변경안을 표결에 올릴 예정이다. 보수당인 공산당은 지하 주차장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진보성향의 녹색당은 터널을 뚫는 행위는 공공 재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포르쉐 회장은 2020년 이 별장을 900만달러(약 120억원)에 구매했다. 지하 주차장을 짓기 전 땅을 파기 위해 시 당국에 낸 허가 비용 성격의 수수료는 4만 유로(약 6468만원)로 과도하게 지급됐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16일에는 잘츠부르크 주민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역 대학 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마이케 사이러스는 "초부유층이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에 정치적 인맥과 돈을 쓰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그림 같은 경치로도 유명한 동유럽 명소로 꼽힌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