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공포에 미국으로 간 금, 다시 스위스로 돌아온다 [원자재 포커스]
관세 공포에 미국으로 건너간 금이 스위스로 돌아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스위스 금 정제소 관게자를 인용해 미국 금고에서 인도되는 금 중 일부가 세계 최대 금괴 정제 및 운송 허브인 스위스로 돌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관세청에 따르면 스위스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은 지난 2월 12.1톤(t)에서 지난달 25.5t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13개월만에 최고치다. 반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금은 103.2t으로 전월대비 32% 감소했다.
/REUTERS
/REUTERS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는 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COMEX 산하 미국 창고에서는 14개월만에 처음으로 8일 연속 금이 유출됐다. COMEX 금 재고는 지난 4윌 사상 최고치인 1403t을 기록한 뒤 1357t으로 감소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하기 전 발생한 '뉴욕 프리미엄'이 사라진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금을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관세 부과분을 선반영해 올랐던 뉴욕 현지 금 가격이 원래 자리를 찾아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긴급히 뉴욕으로 금을 항공 운송해야할 필요가 없어졌고 스위스로 흐름이 역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스위스 금 정제소 관계자는 "미국 금고에 보관된 금이 시장의 지속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역할을 계속 함에 따라 미국 금 유출은 당분간 소규모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가격이 지난 17일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 당 3354달러를 기록한 뒤 다음날 -0.72% 하락한 3326달러에 거래됐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금 가격이 지난 17일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 당 3354달러를 기록한 뒤 다음날 -0.72% 하락한 3326달러에 거래됐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날 금 가격은 전날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당 3354달러를 기록한 뒤 0.72% 하락한 326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달러와 미 국채 가격이 관세정책의 여파로 하락함에 따라 고공행진 중이다. 상호 관세 발표 전인 지난 1일 104.26이었던 달러인덱스(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18일 4.68% 하락한 99.38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연 4.156%에서 4.333%로 상승(국채 가격하락)했다.

김인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