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우라늄 탐사·채굴·가공 기업 주가가 강세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미국이 자국 내 우라늄 공급망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영향이다.
폭발하는 美 원전 수요…우라늄株 '들썩'
미국 뉴욕증시에서 에너지퓨얼스 주가는 이달 11~17일 5거래일간 32.2% 급등했다. 이 기업은 미국에서 유일한 우라늄 정제시설을 운영한다. 같은 기간 우라늄 탐사·채굴 기업인 우라늄에너지는 15.3% 올랐다. 원자력발전용 저농축 우라늄 생산 기업인 센트러스에너지 주가는 10.9%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0.52%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상승세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에 집중됐다. 예컨대 세계 최대 우라늄 대표주자지만 캐나다에 본사를 둔 카메코 주가는 같은 기간 5.8%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이 원자력 에너지 공급망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미국 기업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라늄은 원자력 발전의 필수 재료다.

미국에선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생성형 AI 서비스에는 검색 등 기존 인터넷 서비스보다 10~30배 많은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다 로봇 도입을 비롯한 산업 자동화, 전기차 충전 수요까지 겹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15년 3조9740억킬로와트시(㎾h)이던 미국 전력 수요는 지난해 4조970억㎾h로 불어났다. EIA는 이 수치가 내년엔 4조2390억㎾h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조하는 리쇼어링 움직임이 본격화하면 미국 내 산업 전력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 발전 수요도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라클 등 빅테크는 지난해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기업들과 잇따라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월가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기업들을 지원해 우라늄 자급자족 비중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다 보니 외부 변수에 공급망이 쉽게 흔들릴 수 있어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우라늄 수요국이지만 자급률은 낮다. EIA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민간 원전 사업자는 외국산 우라늄을 4426만3000파운드, 미국산을 247만4000파운드 사용했다. 2023년엔 외국산 사용량이 4923만9000파운드로 증가했으나 미국산은 238만6000파운드로 오히려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라늄을 전략 자원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는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우라늄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 백악관은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광물과 파생상품을 조사해 국가 안보와 경제적 회복력을 보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라늄이 원자력 발전 재료인 만큼 원자력 발전 시장이 커지는 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전력 수요 증가세를 의식한 미국이 우라늄 공급망 내재화에 나선다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그만큼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