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역할 커졌다지만…"민간 대체땐 비효율 초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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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이재명의 '국가주도성장론'
李 "개별 기업이 투자 감당 못해
국가 단위의 관여가 필요" 강조
국민펀드·한국형 챗GPT 거론
재정 퍼부은 文의 소주성은 물론
尹의 시장경제와도 확연한 차이
전문가들 "혁신은 기업이 주도
정부는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통상·기초과학 분야서 역할해야"
李 "개별 기업이 투자 감당 못해
국가 단위의 관여가 필요" 강조
국민펀드·한국형 챗GPT 거론
재정 퍼부은 文의 소주성은 물론
尹의 시장경제와도 확연한 차이
전문가들 "혁신은 기업이 주도
정부는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통상·기초과학 분야서 역할해야"

◇李 “대전환 시대…국가 단위 관여 필요”

이런 인식 끝에 나온 게 정부와 기업, 국민이 참여해 첨단기술에 투자하는 ‘국민펀드’, 전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챗GPT’ 개발 공약 등이다. 지역 거점대학마다 AI 단과대학을 세워 국가가 고급 인재를 육성한다는 구상도 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기업이 막대한 비용과 위험 부담 때문에 하지 못하는 역할을 국가가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직전 진보 정권인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성장 전략과 확연히 구분된다. 문재인 정부도 경제성장에 국가 재정을 투입했지만 공공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했다. 최저임금도 5년간 40% 넘게 급격하게 올려 각종 부작용이 속출해 결국 정권을 내줬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시즌2’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 정부인 윤석열 정부와는 외견상 기업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정부의 개입 강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것이라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노동시장 구조 개혁, 규제 혁파 등과 관련한 언급도 이 후보 캠프에서 거론하지 않다시피 하고 있다.
◇“정부, 민간 대체할 때 비효율 발생”
전문가들은 대전환의 시대라는 이 후보의 상황 진단에 대체로 공감한다. 경제, 산업 환경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교·통상 질서도 완전히 뒤집히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그룹 경제연구소 고위 관계자는 “세계화에서 반세계화로 변하고 자유무역은 보호주의로 바뀌고 있다”며 “경제와 정치·외교가 하나로 돌아가는 ‘지경학’의 시대가 되면서 성장에서 국가의 역할이 커졌다”고 했다. 한 국책 연구원장은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통상 영역에서 정부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외교·통상뿐만 아니라 기초과학 R&D 분야에서도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는 이 후보가 강조해온 부분이기도 하다.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유망 산업을 정하고, 관련 인재를 육성하며 대대적 투자에 나서는 데 우려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싱크탱크 출신 인사는 “정부가 어떻게 기업보다 글로벌 기술 흐름을 잘 알고, 민감한 시장 변화를 감지해낼 수 있겠냐”며 “정부가 민간의 역할을 대체하려고 하면 할수록 막대한 자원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세금을 재원으로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는 것에 우려가 컸다. 경제계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어디에 투자할지, 왜 투자하는지 등을 놓고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국민 의견을 듣다 보면 포퓰리즘으로 빠질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국가와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완전히 다르다”며 “국가는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법적 규제를 해소해주는 방식으로 경제 대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한재영/이광식/원종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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