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화, 재판관 지명, 광주·울산·인천행…한덕수의 숨가쁜 20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 권한대행은 24일 국회에서 추경 시정연설을 하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로 우리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며 "신속하게 협상에 돌입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상과 인공지능(AI), 산불, 민생 관련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 통과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시정연설을 한 것은 지난 1979년 11월 최규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날 시정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한 권한대행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매국협상 중단"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한 권한대행의 시정연설에 대해 '대선 출마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 간 통화까지 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가능 시간을 그날로 통보해왔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10일경 정상 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 여부를 묻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출마를 원한다는 의혹은 더 짙어졌다. 이런 가운데 한 권한대행은 한국갤럽의 '장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2%로 처음 명단에 등장했다.
국민의힘에서도 한 권한대행 차출론이 강하게 나왔다. 성일종·박수영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권한대행 지지세력이 모아졌다. 지난 13일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 만류로 취소됐지만 5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뜻을 모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8일 갤럽의 선호도 조사에서 한 권한대행의 선호도는 7%로 올랐다. 한 주 전 2%에서 5%포인트 상승했다. 보수 진영 주자 중 공동 1위였다. 20일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즈(FT) 인터뷰에서도 출마 여부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노코멘트"하면서 출마설은 다시 힘을 받았다. 민주당에선 "아직(Not yet)은 그렇다(Yes)라는 뜻"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에도 다른 경제 전문 외신과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이 오는 29~30일께 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 2차 컷오프가 끝나 후보군이 좁혀지기 때문에 단일화 등에 대한 논의가 가능한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무렵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과의 협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있는 상태라 한 권한대행이 사퇴하더라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경제부총리가 보통 5월 초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출장길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 시기를 지나 사퇴하기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원하기보다는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출마 여부에 대한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빠른 관세 협상이 중요한 상태에서 미국이 차기 대통령 가능성이 없는 권한대행과 협상을 하지 않으려 할 수 있어서다.
강진규 기자 [email protected]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