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대표자대회 개막 >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지난 28일 경북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 세계 한인 기업인 모임인 ‘제26차 세계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안동=황정환 기자
< 세계대표자대회 개막 >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지난 28일 경북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 세계 한인 기업인 모임인 ‘제26차 세계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안동=황정환 기자
“이걸로 라면 말고 스테이크도 만들 수 있나요?”

29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2025 코리아비즈니스엑스포(KBE) 안동’ 전시장. 편의점에서 즉석으로 끓이는 ‘한강라면’을 만드는 정수 조리기를 생산하는 범일산업 전시장에는 행사 초반부터 바이어들이 몰렸다.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 지역에 한국 식품 직영매장 7곳을 운영하는 한인 기업인 박성태 대표의 발칸우뜨레불가리아가 그중 하나다. 행사 시작 전부터 범일산업은 300만달러 규모의 정수 조리기 수출 계약을 따냈다.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한국 라면의 인기와 함께 한국식 편의점 문화도 한인 기업을 통해 수출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기존엔 생각하지 못했던 지역으로의 수출 길이 한인 기업을 통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240곳 K중기 부스에 수출 상담 ‘꽉꽉’

< 한강라면 보고 “와~” > 바이어들이 한강라면 조리기를 살펴보고 있다. 안동=이솔 기자
< 한강라면 보고 “와~” > 바이어들이 한강라면 조리기를 살펴보고 있다. 안동=이솔 기자
국내 최대 재외한인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연 제26차 세계대표자대회의 메인 행사인 KBE 안동에는 인파로 가득했다. 29~30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엔 240개 국내 중소기업의 전시 부스가 마련됐고, 재외 한인 기업인 900여 명과 해외 바이어 100여 명이 참석해 수출 상담에 나섰다. 행사 시작 전 예약된 사전 상담 매칭 건수만 1350건에 달한다.

바이어들의 관심은 글로벌 한류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K푸드’와 ‘K뷰티’에 쏠렸다. 경북 영주에서 3대째 이어온 쫄면 맛집으로 2014년 쫄면 밀키트를 내놓으며 네이버 등 온라인몰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나드리푸드 부스엔 미국 동부 지역 대형 식품 유통업체인 BCS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유럽 중국 내 바이어의 방문이 이어졌다. 행사 기간 이틀간 한 기업이 할 수 있는 사전 수출 상담 횟수인 10건이 모두 채워졌다. 정주영 나드리푸드 부장은 “쫄면에 익숙한 재외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며 “해외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가 열린 안동 지역 식품 업체에도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전통장을 이용해 바비큐와 샐러드 등에 들어가는 각종 소스를 제조하는 업체 푸드베리는 이번 행사에 맞춰 고추장과 쌈장을 사용한 마요네즈 신제품을 개발해 수출에 나섰다. 안동 특산물인 마와 신안 천일염 등 국산 원료를 사용해 기능성 캔디류를 만드는 한양제과도 이날 하루에만 미국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와 4건의 수출 상담을 했다.

◇“글로벌 한인 기업 통해 기회 열어”

K뷰티 역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독자 개발한 피부 진정 효과 성분을 활용해 마스크팩부터 미스트 등 다양한 K뷰티 제품을 판매하는 네이처포 부스엔 캐나다와 중국의 유통 기업인이 오랜 시간 머물며 제품을 써보고 샘플 제품을 구매했다. 국내 피부관리숍 등을 중심으로 고출력 초음파 미용기기를 비롯해 관리 후 바르는 기초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아이셀메디텍에도 바이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주환수 아이셀메디텍 대표는 “해외 바이어의 공통된 관심은 ‘한국인들은 피부가 왜 이렇게 좋냐’는 것”이라며 “미용 기기부터 화장품까지 한국의 피부 미용 솔루션 자체를 현지에 이식하고 싶다는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 주력인 제조업체들의 수출 성과도 이어졌다. 2차전지 장비 전문업체로 코스닥 상장사인 피엔티는 중국 선전의 산업 부품 전문 유통사인 DR글로벌과 8400만달러 규모의 리튬 2차전지 전극공정라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그간 역대 월드옥타 박람회를 통틀어도 단일 기준 최대 규모 계약이다.

월드옥타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열리는 KBE를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세계에 알리는 ‘한국상품박람회’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은 “한인 기업인이 우리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수출 활로를 여는 글로벌 마케터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황정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