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알레, 센트리체…우리 단지에 붙은 외국어,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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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을 앞둔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장은 단지명을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로 정했다. 힐스테이트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브랜드지만, ‘메디알레’란 단어는 다소 생소하다. 라틴어로 ‘중심’이란 뜻이다.
고급의 의미를 지닌 ‘퍼스티지’ ‘프리미어’ ‘더 퍼스트’ 등이나 부자를 뜻하는 ‘리체’ 등도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달 부산 사상구에서 선보인 ‘더샵 당리센트리체’에서 ‘센트리체’는 ‘중앙’(central)과 ‘부유한’(riche)을 모두 품은 단어다.
입지적 특징을 단지명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호수가 가까우면 ‘레이크파크’, ‘숲세권’ 단지면 ‘어반포레’, 강을 조망할 수 있으면 ‘리버뷰’, 바다가 인접해 있으면 ‘센트럴마린’을 붙이는 식이다. 학군이 좋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단지명에 ‘에듀리체’를 사용하기도 한다.
두 개 이상 단어를 합성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일신건영이 경기 부천에서 내놓은 ‘원종 휴먼빌 클라츠’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클라츠’(CLATZ)는 ‘Close’와 ‘A To Z’를 활용해 만든 단어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신도시 프리미엄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올해 지방 청약 시장 관심 단지로 꼽혔던 전북 전주 ‘라비온드’는 영어 ‘large’와 ‘beyond’의 합성어다. 거대한 규모를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는 뜻을 담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에서 ‘원페를라’는 ‘단 하나의 진주’란 뜻이다. 영어단어 ‘One’과 스페인어 ‘Perla’(진주)를 합쳤다. 성북구 장위동 ‘푸르지오 라디우스파크’를 해석하면 ‘빛나는 공원’이란 의미가 나온다. ‘라디우스’(radieuse)는 프랑스어로 ‘빛나는’이란 단어다. 이처럼 단지의 특징이나 지향점을 한 단어로 표현하는 걸 ‘펫네임’이라 한다. 지역과 시공사의 브랜드에 외국어 기반의 펫네임까지 더해 단지명을 정하는 게 어느덧 공식이 됐다.
이를 둘러싼 반응은 제각각이다. 단지의 독창성과 고급스러움을 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도 있다. 반면 정체 모를 외래어 남발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시공사의 아파트 브랜드도 외국어 기반이 많다. 여기에 펫네임까지 더해지다 보니 의도하는 바를 이해하기 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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