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시대 도래…초고가 월세에 주목해야 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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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서울 주택의 월세 거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작년 2분기 58.9%에서 3분기에는 60.3%, 4분기에는 61.2%로 계속 증가하다 올해 1분기에는 6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2021년만 해도 월세 비중은 40%대 수준이었습니다만 2020년 7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통과되면서 임대차시장이 불안해지고, 전세 사기로 인한 기피 현상과 전셋값 상승 등과 맞물리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전세의 월세화와 월세 상승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월세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입니다.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으로 서울의 입주 물량은 올해가 지나면 절벽 상황을 맞게 됩니다.

정부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임대차시장은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세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초고가 월세 또한 많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남 아파트 월세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초고가 월세는 동심원 형태로 핵심지역에서 주변 지역, 그리고 서서히 외곽지역까지 영향을 줍니다.
최근 과천시의 경우 재건축 사업으로 이주가 진행되며 전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주공8·9단지가 올해 3월부터 이주를 시작했으며 주공5단지 또한 관리처분 인가 이후 이주 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전·월세 수요는 같은 생활권에 속하는 의왕과 안양 심지어 산본까지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강남을 비롯한 주거 선호 지역 아파트 전세 세입자 상당수는 자기 집을 가지고 있지만, 학군·직장 등의 이유로 다른 집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분들입니다.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의 차인데, 전국적으로 3~5% 내외의 가구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분들은 강남 집값에 민감하게 반응해 초고가 전세나 월세가 상승하면 본인이 소유한 집에도 적용하려 합니다. 물론 가격 상승분을 100% 보전하진 못하지만, 이러한 움직임 자체는 필연적으로 나타납니다.

수천만원짜리 월세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초고가 월세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1분기 상위 10개 초고가 월세의 평균 거래금액은 1680만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922만5000원으로 14.4%나 뛰었습니다.
초고가 월세 아파트의 거래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 외곽으로 그 영향이 미칠 겁니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오르면서 월세 부담을 견디지 못해 외곽으로 이사를 고려하는 무주택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집값 상승이 강남아파트 가격에서부터 시작되듯이 월세 불안의 바로미터인 초고가 월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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