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을 맴도는 자연의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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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오브 테이블 도쿄 CYCLE 레스토랑
佛 미라주르 레스토랑
자연주의 요리 DNA
日도쿄에 담은 '사이클'
식물순환 과정 코스로
1년 만에 미쉐린 1스타
직접 재배한 올리브서
효모 추출해 빵 만들어
디저트·와인 페어링까지
섬세하면서 독창적 味
佛 미라주르 레스토랑
자연주의 요리 DNA
日도쿄에 담은 '사이클'
식물순환 과정 코스로
1년 만에 미쉐린 1스타
직접 재배한 올리브서
효모 추출해 빵 만들어
디저트·와인 페어링까지
섬세하면서 독창적 味


도쿄에 오픈한 사이클(CYCLE) 레스토랑은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칸테상스 등을 개장한 일본 기업이 투자해 안정적인 출발을 보여줬다. 미라주르에서 수셰프로 근무하고 이제 도쿄 사이클 레스토랑을 담당하고 있는 젊은 미야모토 유헤이 셰프의 역량을 베이스로 홀 서비스를 맡은 리에 야스이 매니저의 호스피탈리티의 디테일을 더해 개장 1년 만에 미쉐린 1스타와 ‘베스트 서비스 어워드’를 동시에 수상했다.
사이클은 콜라그레코 셰프의 세계관을 이어 ‘순환적 미식’을 테마로 자연을 향한 존중과 애정을 담은 요리를 선보인다. 특히 일본 농업학자인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사상에서 큰 영감을 받아 일본 식문화에 접근하기 시작한 콜라그레코 셰프는 일본 생산자와의 교류는 물론 오테마치 도심 속에도 작은 정원을 조성해 허브 등을 재배하고 요리에 사용한다. 계절 흐름에 따라 메뉴는 바뀌지만 기조가 되는 철학을 담은 시그니처 요리를 소개하려 한다.

자, 요리를 살펴보자. 사이클은 자연을 원천으로 자라나는 식물의 순환 과정을 뿌리, 잎, 꽃, 열매 네 가지 요소에 근거한 에너지로 보여준다. 코스의 처음으로 네 가지 요소를 담아 꽃을 상징으로 절인 국화와 고등어, 열매인 밤으로 피낭시에, 뿌리인 양파 퓨레로 카늘레, 잎을 상징하는 마조람과 리코타 치즈를 더해 만든 구운 라비올리가 타파스 형태로 등장했다. 액자식 구성으로 디저트 역시 히비스커스 피낭시에, 로즈메리 맛차 슈크림, 생강 젤리, 유자 타르트 등 네 가지 요소의 프티 푸르가 등장한다.
그들이 선보이는 ‘빵’이라는 아이템은 그 의미가 소중하다. 직접 재배한 올리브에서 추출한 효모로 콜라그레코 셰프의 할머니가 요리해주던 레시피를 이용해 빵을 만든다. 투박하고 묵직한 로제타 형태의 이 빵은 미라주르에서도 칠레를 대표하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빵에 대한 찬가가 적힌 종이와 함께 서빙된다.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일본 사이클에서는 일본에서 영시를 쓰는 것으로 유명한 노년의 시인이 쓴 시를 준비한다. 이런 감성적 풍요로움과 함께 미라주르가 위치한 남프랑스 망통의 특산물인 레모니한 풍미 대신 일본스러운 싱그러운 시소향 푸릇한 올리브 오일을 소개하며 빵과 함께 곁들이기를 제안한다.

디저트로 등장하는 허니와인 젤리와 허니콤, 벌화분의 조합 또한 자연의 순환기 속에서 생명의 결실을 거두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와인 페어링 또한 절묘한 감각으로 매칭한 솜씨가 뛰어났다. 따스하게, 노련하게 우리를 맞이해준 리에 매니저의 품격 있는 서비스까지 완벽한 밤이었다. 2025년 미쉐린 서비스 어워드를 차지한 리에 매니저는 스페인 Sant Pau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더드 이상의 환대를 구현함으로써 사이클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홋카이도 출신으로 서비스 경험치가 높은 그녀를 영입함으로써 키친과 홀의 밸런스를 맞추려 한 콜라그레코 셰프와 일본 파트너사의 세심한 의도가 돋보인다. 단순히 글로벌 톱셰프의 분점에 그치기보다 자생적인 코어를 키우기 위해 많은 투자와 인프라를 아끼지 않는 레스토랑으로 깊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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