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친다…승부수 던진 '영화관 2·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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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2·3위'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친다
영화산업 침체에 '승부수'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 MOU
합병법인 당분간 공동 경영키로
중복상권 조정하고 조직 효율화
신규 투자 유치해 재무개선 추진
영화산업 침체에 '승부수'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 MOU
합병법인 당분간 공동 경영키로
중복상권 조정하고 조직 효율화
신규 투자 유치해 재무개선 추진

롯데와 중앙은 8일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하게 거친 뒤 승인이 나면 곧바로 합병 절차를 밟기로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선 공동 경영하되, 합병 방식과 합병 비율 등 구체적인 방식은 추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각각 모기업이 롯데쇼핑(지분율 86.3%)과 콘텐트리중앙(95.9%)이다. 이들 영화관을 한 회사로 합치면 롯데쇼핑과 콘텐트리중앙이 거의 비슷하게 지분을 양분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부터 급격한 침체를 겪었다. 2020년 한 해에만 양사의 영업손실액이 2000억원을 넘었다. 이후 매출이 일부 회복됐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좋지 않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간신히 손익분기점(BEP)을 넘겼지만, 여전히 누적 손실액이 수천억원에 이른다. 메가박스중앙은 작년에도 적자가 이어져 1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영화관 시장을 급격히 잠식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같은 실적을 내긴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오른 영화 티켓 가격도 사람들이 영화관을 외면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국내 평균 영화 관람료는 약 8100원이었지만, 2023년 1분기 1만1900원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때 본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영화관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관객이 큰 폭으로 줄자 영화관들은 최근 평균 가격을 다시 1만원 아래로 내렸으나 소용없었다.
최근엔 기대를 모은 대작 영화마저 힘을 못 쓰면서 영화관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올해 개봉된 영화 중 가장 흥행한 ‘미키17’조차 관객이 300만 명을 갓 넘겼을 정도다. 지난해 ‘파묘’ ‘범죄도시4’ 등이 1100만 명을 넘긴 것을 감안하면 크게 부진한 상황이다.
두 영화관은 합병을 통해 중복 상권의 영화관을 조정하고, 인력 배치 등 효율화를 꾀해 비용 구조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합병 법인에 새로운 자금을 유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복안도 있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특수관 등을 더 늘려 OTT와 차별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안재광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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