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발 소액 소포에 부과하는 관세를 120%에서 54%로 인하했다. 상호관세에 이어 소액 소포까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내린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중국발 소액 소포의 관세를 이같이 인하하고 최소 수수료를 100달러로 유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행정명령을 통해 이달 2일부터 800달러 미만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하고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주일 만에 관세를 90%로 인상한 데 이어 하루 뒤엔 관세를 120%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된 초저가 상품을 미국으로 수출해온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직격탄을 맞았다. 두 회사는 지난달 25일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고 테무는 면세 제도 폐지에 맞춰 이달 2일부터 미국 현지 판매자 상품만 취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국산 초저가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이날 관세 인하로 중국산 저가 상품의 수출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이 관세 협상을 통해 상대방 제품의 상호관세를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한 것까지 맞물리면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 물동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동안 밀린 주문이 수출로 이어지고 향후 미·중 간 후속 관세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해 제품 수출을 미리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운 데이터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중국발 미국행 항로의 선박 적재용량은 지난달 20일 이후 17% 감소했고, 운항 취소는 같은 기간 86% 증가했다. 이렇게 줄어들던 해사 물류가 관세 전쟁 휴전 기간에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피터 샌드 제네타 수석해운분석가는 “중국에서 미국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해상 운임이 단기적으로 최대 2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다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