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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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올해 9월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17’ 시리즈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가을에 출시할 아이폰 17 시리즈 라인업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변경하는 동시에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아이폰의 가격 인상은 달러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현재 아이폰 기본 모델 가격은 799달러(128GB)부터, 고급 모델인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부터 시작된다.

가격 인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와 대중(對中) 고율 관세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아이폰은 지난달 1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제외 품목으로 지정됐지만, ‘펜타닐 관세’ 20%는 여전히 적용받고 있다. 이에 공급업체로부터 추가적인 비용 절감이 어려운 상황이라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한 마진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WSJ은 “회사 경영진은 가격 인상의 원인을 관세 탓으로 돌리는 것을 경계 중”이라며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신형 아이폰 가격을 인상하고 (디자인 변경 등)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관세 이외의 이유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의 약 13~14%를 담당했고 올해는 그 비중이 두 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수요를 맞추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리서치 회사 테크인사이츠의 아빌라시 쿠마르 분석가는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이면 인도가 미국과 인도의 수요를 모두 충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부품 조달 측면에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프로나 프로맥스 모델의 경우 중국 공장 의존도가 높다. WSJ은 “인도의 생산 인프라와 기술 역량은 중국이 보유한 대량 생산 역량과 비교하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 추산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약 6500만대의 아이폰 중 절반 이상인 3600만~3900만대가 프로 또는 프로맥스 모델이었다.

한경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