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국내 누적 판매액 1조원을 기록한 ‘제미글로’를 중심으로 국내 당뇨시장의 최강자로 등극했다. 이제는 해외 진출을 통해 국내외에서 ‘당뇨시장 선도기업’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목표다.

◇ 당뇨병 신약 제미글로, 누적 1조 매출

제미글로는 LG화학이 만든 첫 국산 당뇨병 치료 신약이다. 해외 제약사 제품이 장악한 당뇨시장에서 2003년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도전해 2012년 12월 제미글로를 출시했다. 현재는 국내 당뇨약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 자리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첫 시장점유율 선두로 올라섰고, 2024년에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153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50만명 이상의 당뇨병 환자들이 제미글로 제품군을 복용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화학 연구원이 신약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 연구원이 신약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국산 당뇨병약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넘기기도 했다. ‘제미글로’기반 제품군(제미글로, 제미메트, 제미다파, 제미로우)의 2012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합산 국내 원외처방액(유비스트 시장자료)은 1조 659만원을 달성했다. 제미글로는 출시 후 11년 연속 성장, 연평균 성장률 35%를 나타냈다.

LG화학은 제미글로를 통해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LG화학은 개발 착수 이후 20여년간 총 1500억원을 투자해 풍부한 임상 근거를 축적하며, 제품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높은 고객 신뢰를 구축했다. 또한 제미글로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40여개의 연구를 수행했고, 참여 시험자 수는 약 1만3000명에 달한다. 이밖에도 제미메트, 제미다파, 제미로우 등 제미글로 기반의 복합제 사업 확대로 환자의 약가 부담을 완화시켰고, 이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관리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2025년 3월 기준 ‘제미다파’ 약가는 동일 성분 각 단일제 합산 약가보다 최대 25% 낮다.

회사는 당뇨병 유병률 확대에 따른 제품 수요 증가에도 신속하게 대응했다. 꾸준한 설비 투자 및 공정 개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공급 환경을 구축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매일 수십만명의 당뇨환자들이 제미글로 제품으로 치료를 받을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제품과 회사에 대한 고객의 두터운 신뢰 덕분이었다”며 “앞으로도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여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의약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제미다파’ 아세안 거점 태국에 첫 수출

LG화학, 국산 첫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 누적 판매액 1조 넘었다
LG화학은 당뇨병 치료 복합제 '제미다파'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회사는 최근 태국 방콕에서 한국, 태국, 필리핀 등 내분비내과 전문의 120여명을 대상으로 '제미-커넥트 글로벌' 심포지엄을 개최, 제미다파 태국 출시와 글로벌 사업 계획을 알렸다.

제미다파는 첫 국산 당뇨병 치료 신약인 DPP-4억제제 '제미글로'와 SGLT-2억제제 성분 ‘다파글리플로진’ 조합의 복합제이다. LG화학은 제미다파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직접판매 기반을 갖춘 태국시장 진입을 최우선으로 추진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4년 태국의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계열 제품들의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500억원이다. 특히 두 계열 조합의 복합제 시장이 최근 3년간 연평균 36%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이 복합제 시장에 진입하는 두 번째 기업이다. 이를 통해 시장 선점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태국에서 먼저 구축한 제미글로, 제미메트 판매망을 활용해 사업 시너지를 창출할 전략이다. 또 제미다파 출시에 따른 폭 넓은 처방 선택지와 현지 학술 마케팅 및 고객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태국사업 성과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미글로 및 제미메트의 지난해 태국시장(DPP-4억제제 시장) 점유율은 약 13%로 현지 당뇨시장 선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인철 LG화학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부장은 “태국에서는 40세 미만 젊은 당뇨병 환자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제미다파, 제미메트와 같은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가진 복합제 수요가 지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제미다파 태국 진출을 시작으로 아세안 및 중남미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태국 외에도 필리핀, 멕시코, 브라질 등으로 제미다파 수출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현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