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중학개미가 올들어 샤오미와 BYD, 알리바바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1~4월 총 7억3716만달러 규모의 홍콩·중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1월 딥시크의 인공지능(AI) 모델이 공개된 이후 중국 기술주 랠리가 이어지자 올 2월부터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월간 기준 국내 투자자가 중화권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15개월 만이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 2월 홍콩·중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2억881만달러어치 담았다. 3월엔 이보다 더 많은 금액(3억1061만달러)을 샀다. 올해 BYD와 알리바바 등이 60% 넘게 뛰는 동안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서학개미가 대거 보유한 미국 주식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중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기업은 샤오미(1억7400만달러 순매수)다. 지난해 매출 3659억640만위안(약 71조원), 순이익은 272억3450만위안(약 5조3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사업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투자 자금이 몰렸다. BYD(1억2300만달러)와 알리바바(7500만달러)는 각각 올해 순매수 2위와 3위에 올랐다. BYD는 지난해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매출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등극했다. 알리바바 역시 올 초 AI 모델을 내놓고 창업자인 마윈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가에선 ‘홍콩 증시에선 기술주, 중국 본토에선 소비주’를 눈여겨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소비 진흥 특별행동방안’을 발표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동원하며 소비 진작에 힘쓰고 있다. 중국 경제가 올해 내수 중심으로 연착륙하면 이들 주식에 수급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샤오미와 알리바바, 바이두, BYD 등 주요 기술주를 비롯해 팝마트, 트립닷컴, 미니소 등 대형 소비주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 업계에선 최근 호실적 기록한 텐센트의 주가 전망을 밝게 보고있다. 골드만삭스(590홍콩달러→595홍콩달러)와 시티그룹(681홍콩달러→695홍콩달러) 등은 최근 텐센트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공격적인 AI 투자로 광고와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부문이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신흥 소비주인 팝마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204홍콩달러에서 224홍콩달러로 높였다.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