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반등…이란 핵합의 기대감 하루 만에 식어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딛고 반등했다. 미국과 이란 간 핵 합의에 대한 기대가 하루 만에 냉각되면서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87달러(1.41%) 오른 배럴당 62.4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물도 0.88달러(1.36%) 상승한 배럴당 65.41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장 초반 잠시 부진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WTI는 장중 한때 1.8%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국제유가 반등…이란 핵합의 기대감 하루 만에 식어 [오늘의 유가]
미국이 핵 협상과 관련해 이란에 제안을 전달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 정부는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어떤 서면 제안도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했다.

아락치 장관은 "우리, 그리고 세계가 (미국으로부터) 계속해서 받는 메시지는 혼란스럽고 모순적"이라며 "우리의 권리를 존중하고 제재를 해제하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평화적 목적을 위해 힘들게 얻어낸 농축 권리를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이는 다른 모든 핵확산방지조약(NPT) 가입국에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끝으로 중동 순방을 마치며 "이란에 핵 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제안이 이미 전달됐다"며 "그들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날에는 “이란과의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사진=REUTERS
사진=REUTERS
전날 WTI와 브렌트유는 이란 핵합의 기대감이 커지며 각각 2% 넘게 하락했다. 제재가 완화되면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복귀할 것이란 예상이 반영된 것이다. ING는 제재가 해제될 경우 이란이 하루 약 4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선임부사장은 "OPEC+의 산유량 증가와 이란 핵합의 가능성이 다시 '하락 베팅'을 부추기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 만큼 향후 몇 달간 강한 계절적 여행 수요가 공급 증가를 상쇄해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약 10일 만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15대를 출격시켜 예멘 북부 호데이다, 살리프 항구의 후티 반군 소속 목표물을 폭탄 등 30여발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임다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