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부터"…카카오 히트작에 홀려 수백명 오픈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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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서 '가나디'로… 짤과 이모티콘으로 뜬 캐릭터
여의도 백화점 입구 감싼 대기 줄… 출근길 직장인도 '멈칫'
입장 인원 하루 1000명 한정… 대부분 오전에 마감 '인기'
여의도 백화점 입구 감싼 대기 줄… 출근길 직장인도 '멈칫'
입장 인원 하루 1000명 한정… 대부분 오전에 마감 '인기'

20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앞. 해도 뜨지 않은 새벽녘부터 수십 명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기다림의 이유는 단 하나 '가나디 팝업' 때문이다.
줄 맨 앞에 서 있던 대학생 엄승헌(25) 씨는 "평소 이 캐릭터를 좋아했고, 바디필로우가 한정 수량이라 여자친구 선물로 주려고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친구 송윤재(26) 씨도 "제 연인도 가나디 캐릭터를 좋아해 친구랑 택시 타고 와서 대기 중"이라며 "오래 기다린 만큼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캐릭터 '가나디'는 2024년 카카오가 발표한 '올해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 중 하나로 선정된 인기 지식재산(IP)이다.
'강아지'를 귀엽게 부르는 발음인 '가나디'는 동글동글한 얼굴과 무심한 듯 뾰로통한 표정, 삐뚤삐뚤한 선으로 많은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모티콘과 짤에서 먼저 유행하며, 나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팬층을 형성했다.
◇아침 8시 30분, 대기인원 100명 '훌쩍'

가방에 가나디 키링을 단 대학생 이 모 씨(26)는 "새벽 6시부터 기다렸다"며 "친구랑 함께 왔는데 우리가 사려는 굿즈는 하루에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일찍 올 수밖에 없었다. 가나디 포토부스 같은 다양한 체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며 줄은 점점 길어졌고 오전 9시가 되자 백화점 입구를 따라 길게 이어졌다. 출근 중이던 여의도 직장인들은 "이게 뭐야"라며 발걸음을 멈췄다.
줄 중간에선 몸을 웅크린 채 친구와 나란히 앉아 있는 고등학생 장 모 씨(17)는 "친구와 함께 현장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하고 충북 청주에서 올라왔다"며 "아침 6시 첫차를 타고 왔다. 한정판 굿즈와 머그잔을 꼭 갖고 싶다"고 말했다.
◇입장까지 2시간 반…1인 1개 제한 무색 '품절 행진'

가장 인기 있었던 바디필로우 '나안아'는 가격 3만4800원. 1인 1개 구매 제한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동났다. 구매자들은 저마다 바다 필로우를 안고 다시 줄을 서거나 전시 공간을 둘러보며 팝업스토어를 즐겼다.
팝업 안으로 들어가자 인기 상품은 이미 품절됐거나 품절 직전이었다. 바디필로우 외에도 페이스쿠션, 중형 인형, 식빵 인형, 키링 등은 1인 1개 제한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팔려나갔다.
팝업스토어 내부는 단순한 굿즈 쇼핑 공간을 넘어 가나디 세계관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가나디 티셔츠, 잠옷, 카드지갑, 머그컵 등 다양한 상품은 물론, 직접 캐릭터를 그려 붙일 수 있는 공간과 포토부스 포토스팟도 마련돼 있었다.

이번 '가나디 쿠킹클래스' 팝업 역시 단순한 전시를 넘어선 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팬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가나디 티셔츠를 4벌이나 구매한 주부 조하나(28) 씨는 "남편과 커플티로 입고 싶어서 샀다"며 "지인들 부탁까지 받아 대리구매 중"이라고 웃어 보였다.
사전 예약으로 팝업을 방문한 한 구매자는 "팝업을 연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품절된 상품이 있었다"며 "현장 대기 줄도 따로 있고 가나디 천사 스티커 같은 입장용 기념품도 받을 수 있어 더 특별했다"고 전했다.
◇"50만 원어치 산 외국인도"… 불붙은 '가나디' 인기

현장 관계자는 "오늘 정말 많이 사신 분은 50만 원어치, 총 26종을 구매한 외국인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가나디 10대 팬들의 모습도 많았다. 다만 미성년자는 직접 예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부모는 자녀를 대신해 예매하고 줄을 서주는 모습을 보였다.
40대 직장인 이 모씨는 "딸들이 가나디 이모티콘을 쓰는 걸 보고 따라 쓰기 시작했는데 너무 귀여워서 두 개나 샀다"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자는 이번 팝업스토어 직접 티켓 예매가 불가능해 고등학생 팬 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리 입장이 불가해 부모가 안에서 구매하면 자식들이 밖에서 구경하며 기다리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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