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없어지면 바로 적자전환' LG엔솔 역대 신저가로 내려앉은 이유는 [선한결의 이기업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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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株, 정책 리스크에 줄하락
"IRA 조기 폐지, 상원 통과는 불확실" 전망도
CATL은 'IRA 무풍지대' 인식…홍콩서 IPO
"IRA 조기 폐지, 상원 통과는 불확실" 전망도
CATL은 'IRA 무풍지대' 인식…홍콩서 IPO
!['이것 없어지면 바로 적자전환' LG엔솔 역대 신저가로 내려앉은 이유는 [선한결의 이기업 왜이래]](http://img.www5s.shop/photo/202505/01.40381502.1.jpg)
!['이것 없어지면 바로 적자전환' LG엔솔 역대 신저가로 내려앉은 이유는 [선한결의 이기업 왜이래]](http://img.www5s.shop/photo/202505/01.40555450.1.jpg)
IRA 조기 폐지 우려에…LG엔솔 '역대 신저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3.95% 내린 28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6일 공모가였던 30만원선이 깨진 뒤 연이은 하락세다. 2022년 11월 주가가 62만4000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을 밑도는 수준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하원 일각에서 IRA 세액공제를 조기에 없애자는 움직임이 인 영향에 주가가 연일 내리고 있다. 전날 미국 의회 전문매체 펀치볼뉴스는 미 공화당 지도부가 모든 IRA 세액공제를 2028년까지 없애는 데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이차전지 기업이 적용받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항목 기준으로는 앞서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가 제안한 폐지 시점(2032년)을 4년이나 앞당기는 내용이다.
IRA 세액 공제는 국내 이차전지 기업 실적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에 매출 6조2650억원, 영업이익 3747억원을 냈다. 이 기간 IRA로 세액공제를 받은 4577억원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손익이 830억원 적자로 바뀐다.
최근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고려하면 이차전지 기업 입장에선 IRA 세액 공제가 더욱 절실하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급속히 둔화해 배터리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 공장 평균 가동률은 2023년(69.3%), 지난해(57.8%)에 이어 올해 1분기 51.1%로 내려앉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대외 변동성과 수요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객사들이 재고 운영에 보수적"이라며 "전기차 생산 속도도 조절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해 낮은 공장 가동률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도 줄줄이 하락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3.65% 내린 8만4500원에 장을 마감해 52주 신저가에 거래됐다. 삼성SDI(-4.66%), LG화학(-2.61%)도 52주간 가장 낮은 가격에 장을 마쳤다. 에코프로(-6.58%), 포스코퓨처엠(-6.35%), 에코프로비엠(-5.76%), 엘앤에프(-4.83%)도 주가가 내렸다.
중국 CATL은 홍콩서 '화려한 데뷔'
반면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은 국내 기업들과 분위기가 딴판인 모양새다. CATL은 이날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장중 311.40 홍콩달러에 거래됐다. 공모가인 263 홍콩달러에 비해 18.4% 높은 가격이다. 이미 중국 선전 증시에 상장돼 있는 CATL은 글로벌 자금 유치를 위해 홍콩 증시에도 상장을 택했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357억홍콩달러(약 6조4000억원)를 조달했다. 올들어 세계 IPO 중 최대 규모다.CATL은 유럽 시장에서 자취를 늘리기 위해 이번에 조달한 자금의 약 90%를 헝가리 생산 공장 건설에 투입할 방침이다. 이 기업은 최근 미·중 갈등 우려에 미국 시장 공략이 어렵게 되자 독일, 헝가리, 스페인 등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CATL은 미국 증권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국인 투자자가 IPO 물량을 살 수 없도록 제외하는 '레귤레이션 S' 방식을 택했다. 미국 밖 다른 나라에서 계좌를 운영하는 미국 대형 기관은 IPO 물량을 살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뮤추얼펀드 등은 배제하는 결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홍콩 증시의 대규모 IPO에 미국 내국인 투자자가 참여할 수 없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CATL은 미국 투자자 일부를 배제하더라도 CATL에 대한 투자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IRA 조기 폐지, 상원 통과는 불확실 전망도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을 약 319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상장사 중 두번째로 많이 팔아치웠다. 삼성SDI(280억원 순매도), LG화학(약 188억원 순매도), 포스코퓨처엠(128억원 순매도) 등도 순매도 상위권에 들었다.다만 일각에선 미국 공화당 일부가 추진 중인 IRA 조기 폐지 논의가 상원에서 그대로 통과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화당 전체가 IRA 폐지를 강경 지지하는 건 아니라서다. 공화당 의원 일부는 자신들의 지역구 산업의 직접적 피해를 우려해 IRA 조기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IRA 세액공제가 없어지면 그만큼 자신들의 지역구 일자리가 타격을 받고, 이는 고스란히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에서다. 미 상원 논의 과정에서 IRA 조기폐지 논의가 일부 조항만 수정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이차전지 기업 성장세 기대감을 키웠던 IRA가 되려 우려 요소가 된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겐 같은 배터리 기업이라도 CATL은 IRA 없어도 성장하는 회사로, 국내 기업은 IRA가 없으면 위기인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로선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EU의 정책 불확실성에 큰 영향을 받는 정책 민감형 제조업체"라며 "한동안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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