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순이익 첫 5조원…은행 끌고 보험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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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은행 3조…생보·손보 총 1조KB금융지주가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5조원 시대를 열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한 데다 보험·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고루 개선됐기 때문이다. KB금융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다음달까지 총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등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주주환원에 나서기로 했다.
비은행 이익 기여도 40%로 확대
5200억 자사주 매입·소각 추진
총 1조8000억 주주환원책 내놔
◇역대급 실적 낸 KB금융
KB금융이 역대급 실적을 낸 것은 국민은행이 ELS 사태와 같은 악조건에서도 순이익 3조원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전년(3조2615억원) 대비 0.3% 줄어든 3조252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국민은행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ELS 고객 보상 비용으로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쌓으면서다. 하지만 부실에 대비해 쌓는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이익 방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의 순이자이익은 전년(9조8701억원) 대비 3.6% 늘어난 10조2239억원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거래 증가로 대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가계대출이 늘었고, 기업대출도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한 영향이다. NIM은 전년(1.83%)보다 소폭 하락한 1.78%로 나타났다.
◇비은행 계열사 높은 성장세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4조202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수수료 이익은 같은 기간 4.8% 늘어난 3조850억원이었다. 순수수료 이익은 예금·대출이자와 관계없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받은 수수료 수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것이다.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는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KB손해보험은 17.7% 증가한 84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KB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은 15.1% 늘어난 2694억원(개별 기준)이었다. 보험 계열사에서 올린 순이익만 1조원을 넘는다. KB증권은 전년 대비 50.3% 급증한 5860억원, KB국민카드는 14.7% 증가한 40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 전체 이익에 비은행 계열사가 기여한 비중은 2023년 33%에서 지난해 40%로 확대됐다.
KB금융은 1조7600억원 규모 주주환원 계획도 내놨다. KB금융은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올해 현금배당 등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804원으로 정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주당 배당금은 총 3174원이다.
조미현 기자 mwise@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