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는 들러리...아쉬움 남긴 코믹한 K-좀비물
입력
수정
쿠팡플레이 8부작 '뉴토피아' 리뷰좀비 떼들의 습격을 뚫으며, 77층 꼭대기에서 서울 지하철과 한강 다리까지. 쿠팡플레이의 8부작 시리즈 <뉴토피아>는 서울이란 도시를 촘촘하게 횡단한다. 군복무 중인 일병 재윤(박정민)과 직장인 영주(지수)가 감격의 상봉을 하기 위해선, 달달하지만 다소 지루한 과거 회상도 거쳐야 한다.
윤성현 감독, 박정민 지수 주연
잔혹하지만 경쾌한 코미디지만
호불호 갈리는 아쉬운 엔딩
최근 8부작으로 마무리된 <뉴토피아>는 <파수꾼>(2010), <사냥의 시간>(2020)에 이어 윤성현 감독과 박정민 배우가 협업한 세 번째 결과물이다. 코미디, 로맨스, 밀리터리물의 요소까지 추가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래서일까, 엔딩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재윤과 함께 어리버리 일병 듀오를 맡은 인호(임성재), 거친 경상도 사투리에 의외의 인간미를 숨기고 있는 분대장 영만(김상흔) 등, 드라마의 초반은 이 군인들의 캐릭터를 쌓아 올리는 데 나름의 공을 들인다.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이들은 일반 시민과 격리된 채 가상훈련에 몰두한다.
서울 지상에 좀비 떼가 출현하자 이들의 임무는 현실이 된다. 하루아침에 좀비로 변한 동료를 해치워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이들은 새로운 동료애로 뭉쳐야 한다. 재윤의 여자친구인 영주 또한 나름의 생존 노선을 선택하고, 이들 연인의 알콩달콩 회상 씬들이 본격적으로 끼어든다.
또한 이번 좀비에는 어떤 처방(?) 아래에서 무력해지는 약점도 있다.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좀비물만의 활극 액션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겐 다소 아쉬울 요소다. 대신 절단되고 훼손된 좀비의 신체라던가, 폭력과 재난에 대한 묘사는 ‘날것’에 가깝다. (<뉴토피아>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다.) 한마디로 꽤 잔혹하다.
하지만 이는 드라마의 곁가지에 가깝다. <뉴토피아>는 무책임한 정부 시스템이나 집단화된 인간들의 이기주의 같은, 흔한 사회 풍자에도 (지혜롭게도) 몰두하지 않는다. 윤성현 감독은 어두운 디스토피아의 묘사 대신, 인물들의 투쟁에서 나오는 코믹하고 뭉클한 상황에 집중한다.
하나로 뭉친 인물들은 결국 돌파구를 찾았을까. 엔딩 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극적인 상황이 부족해서 느낌이 약하다거나 마무리가 갑작스럽다는 평가가 꽤 있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인물들로부터 여운을 느꼈다는 호평도 나온다. <뉴토피아> 시즌2의 제작 여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김유미 아르떼 객원기자
[쿠팡플레이 <뉴토피아> 캐릭터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