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LG 계열사 사장단 회의

故 구본무 선대회장 정신 소환
"자본 투입·실행 우선순위 중요"

구광모 LG 회장(사진)이 27일 계열사 사장단에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절박감을 가지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야 한다”고 말했다.

LG 78주년 창립기념일(럭키금성 기준)에 열린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구 회장은 “일부 사업은 양적 성장과 조직 생존 논리에 치중해 경쟁력이 하락했고, 이런 모습이 그동안의 관성이었다”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구본무 선대회장이 발표한 2017년 신년사(창립 70주년)를 공유했다. 그는 “경영 환경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바뀐 반면 우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성과 창출이 가능한 곳에 집중하고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구 선대회장의 말씀을 떠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CEO들은 LG가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더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특히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단순히 ‘할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야 하는 것’을 중심으로 실체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구 회장은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하루 전 발언을 다시 꺼냈다. 변화를 위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구 회장은 지난 26일 ㈜LG 주주총회에서도 “지금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며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가치를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www5s.shop